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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택 미술관 도슨트/성경명화 해설가/인문학강사

 

자신의 딸을 만나는 입다, Hieronymous Francken III 1661, oil on copper, 27*38cm

사사 입다는 므낫세 지파 중 길르앗 출신으로 기생이 길르앗에서 낳은 아들이었고, 길르앗 본부인의 아들들에 의해서 쫓겨나게 됐다. 후에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을 치려할 때 길르앗 장로들에 의해 장관으로 추대됐다. 기생의 자식이라고 내쫓았다가 위기가 닥쳐오니 아쉬운 것이다. 입다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사자를 암몬의 왕에게 보내어서 설득하려한다. 사사기 11장 12절 이하에 보면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이 길르앗 땅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다. 가나안에 들어온 지 300년이 지난 일들을 잘 설명하여 설득하려 하는데, 모세 때 에돔과 모압과 암몬 그리고 아모리 족속과의 역사적, 정치적 관계 및 지경이 정해진 것을 설명하는 내용들이 잘 묘사되어있다. 기생의 소생이고 비류들과 함께 지내는 미천한 신분이지만 어떻게 그런 지식들을 잘 갖추고 있었는지 놀랄 따름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준비된 자를 위기 때에 찾으신다.

하지만 암몬 왕은 듣지 아니하였고, 300년 동안이나 잊혔던 땅을 찾으러 전쟁을 일으켰다. 입다는 전쟁을 준비하면서 서원하기를 ‘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로 드리겠나이다’라고 하였다(삿 11:31).

하나님께서는 암몬족속을 입다에게 붙이셨고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 항복하였다. ①입다가 전쟁에서 승리하여 집에 이를 때에 그 딸이 소고를 잡고 춤추며 나와서 영접하였는데 그의 무남독녀였다. 입다의 심정을 이 그림에서는 잘 표현해주고 있는데, ‘자기 옷을 찢으며 가로되 슬프다 내 딸이여 너는 나로 참담케 하는 자요 나를 괴롭게 하는 자 중의 하나이로다’면서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고 하였다 (삿 11:35). 그의 딸 또한 ‘아버지 입에서 낸 말씀대로 내게 행하소서’라고 하는 장면에서 예수님께서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실 때 아버지 뜻대로 하겠다고 하는 것을 연상시킬 수 있다.

②남자를 알지 못했던 딸은 두 달 동안 동무들과 애곡한 후 아버지의 서원대로 예수님처럼 희생양이 되었다. 전쟁은 승리로 끝났지만 에브라임 사람들이 전쟁할 때 부르지 않은걸 시비삼고 입다의 집을 불사르겠다고 겁박한다. 에브라임 지파는 사사기 8장에 기드온 때도 시비한 적이 있었는데, 기드온이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일단락이 된 적이 있다. 요셉지파의 므낫세와 에브라임은 자신들이 장자 지파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다는 형제보다 뛰어나고 주권자가 유다로 말미암아 났을찌라도 장자의 명분은 요셉에게 있으니라’고 기록된 것을 보면(대상 5:2) 왜 그들이 그렇게 행동했는지 알 수 있다. 12지파가 하나님의 나라이지만 공로는 없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가 대장질 하려는 에브라임 지파가 얄미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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