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의 문화 찔러보기] 차별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
[전경우의 문화 찔러보기] 차별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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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

 

최근 이란에서 여성들도 축구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게 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하고 싶지만 이란에서는 그게 현실이다.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심지어 여성 팬이 없는 스포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우리들로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이란의 한 여성이 남장 차림으로 축구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적발돼 체포까지 되자 분신자살하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실제로 이란에서는 남장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가려는 사례가 많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이 남성 스포츠를 관전하는 것을 금지해 왔다. 경기장 분위기가 여성과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여성을 치한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신체를 드러낸 남자 선수를 여성이 보는 건 죄악이라고 여긴다고도 한다. 작년 이란 국가대표 팀 경기에선 여성 관람객이 별도로 마련된 관람석에서 경기를 볼 수 있었지만 모두 대표 팀과 관련된 여성이었다. 일반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사실 여성들이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거나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역사가 오래 되지 않는다. 여성들이 오랜 세월 동안 스포츠에서도 차별을 받아왔던 것이다. 지금이야 너무나 당연한 일들이 불과 백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 여성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없는 시절이 있었듯이 스포츠에서도 그랬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여성들은 경기 참여는 물론 관람도 하지 못했다. 여성들은 운동 활동이 이뤄졌던 짐네지움 출입도 할 수 없었고 정치적 집회가 열렸던 아고라 광장이나 극장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기껏해야 종교적인 행사 때에만 외출이 가능했고 미혼의 소녀들은 신을 경배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고대 올림피아 제전에도 여성의 참여는 철저하게 금지됐다.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를 모시는 여제사장을 제외한 어떤 여성도 올림피아 제전에 참여할 수 없었다.

기록에 따르면, 딱 한 번 여성이 올림피아 제전에 숨어들어왔다. 기원전 404년 올림피아 제전에서 복싱경기에 출전한 아들을 보기 위해 한 여인이 변장을 하고 들어왔다. 그런데 아들이 우승을 하자 그녀는 기쁨에 겨워 달려 나가 아들을 포옹했고 그 바람에 가리고 있던 천이 벗겨져 얼굴이 드러나는 바람에 탄로가 나고 말았다. 그 후로 올림피아 제전에 참여하는 모든 남성들은 발가벗어야 했고 여성들의 참관도 더욱 엄격하게 제한됐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져서 여성 관람객이 없는 스포츠는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오빠 부대로 불리는 여성 팬들 덕분에 농구가 최고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고, 축구나 배구 야구 등 모든 스포츠 종목들이 여성 팬들이 없으면 존립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여성들은 스포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고, 스포츠 뿐 아니라 문화와 경제 등 많은 분야에서 여성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분야 가릴 것 없이 차별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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