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주행 편의사양 극대화
고속 구간서 풍절음 아쉬워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거칠었지만 안정적이었다. 지프가 11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해 내놓은 ‘올 뉴 랭글러’를 타보며 받은 느낌이다.
지난 4월 FCA코리아는 도심 주행에서의 데일리카를 외치며 2도어 모델인 스포츠, 루비콘, 4도어 모델인 스포츠, 루비콘, 오버랜드, 루비콘 파워탑 등 6종의 랭글러 신형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달 28일 랭글러 오버랜드 4도어를 타고 서울 도심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헤이리 예술마을, 마장호수 등 200㎞ 구간을 직접 운전해봤다.
오버랜드는 기존 사하라 모델을 기반으로 도시에서의 일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사용자들과 워킹맘 등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내·외관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차체는 전장 4885㎜, 전폭 1895㎜, 전고 1850㎜, 휠베이스 3010㎜이며 공차중량 2120㎏이다.
처음 마주한 오버랜드는 강인한 남성미를 내뿜었다. 전면부는 랭글러를 상징하는 7-슬롯 그릴을 배열했고 양옆에 둥근 헤드램프, 돌출형 펜더 등으로 인상이 강렬해졌다. 후면에는 깜찍한 모양의 사각램프를 배치했고 지프 로고가 새겨진 여분의 타이어 보관함이 장착됐다. 도심형과 공기역학 등을 이유로 유선형의 외관 디자인을 가진 다른 브랜드 SUV와 달리 지프는 직각 상자 형태의 외관을 고수하며 고유한 DNA(유전자)를 나타냈다.
투박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간결했다. 기존 아날로그 계기판은 최신 디지털 클러스터로 바뀌었고 센터페시아에 차량 정보를 안내하는 터치스크린은 크기가 커져 보기 편했다. 공조장치는 버튼식이라 조작이 편리했고 그 아래로 기어노브와 왼쪽에는 구동 모드(2WD, 4WD)를 바꿀 수 있는 구동 레버가 탑재돼 있다. 특이한 것은 보통 차량 문에 달려 있는 창문 조작 버튼이 센터페시아에 있다.
오버랜드는 높은 지상고와 탁 트인 시야가 특징이다. 빽빽이 막힌 도심에서의 정체 상황에서도 넓은 시야는 답답함을 잊게 해줬다.
또한 다양한 주행 안전 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제동 시스템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풀-스피드 전방 추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등은 안전 운전을 도왔다. 시속 80㎞를 설정하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잘 따라갔다. 때문에 장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렬 4기통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오버랜드는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밟자 서서히 속도를 높여가며 잘 달렸다. 고속 구간에서 시속 120㎞로 달려도 흔들림 없는 주행을 선보였고 오르막길에서도 거침없이 내달렸다. 다만 고속에서의 풍절음은 신경 쓰였다. 도어를 분리해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만큼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랭글러의 판매 가격은 ▲스포츠 2 도어 4640만원 ▲루비콘 2도어 5540만원 ▲스포츠 4도어 4940만원 ▲루비콘 4도어 5840만원 ▲오버랜드 4도어 6140만원 ▲루비콘 파워탑 4도어 61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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