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똑똑함과 안락함의 콜라보”… 기아차 ‘K7 프리미어’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조용하고 똑똑하다. 기아자동차가 3년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한 ‘K7 프리미어(Premier)’를 타보며 받은 느낌이다.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탑재된 K7 프리미어는 운전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지만 ‘운전했다’보다는 ‘탔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였다.

K7 프리미어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기아차 최초로 차세대 엔진인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GDi 엔진이 탑재됐고 풍부한 편의사양, 내·외관 디자인 변경 등으로 ‘신차급 변화’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기아차의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K7 프리미어 3.0 GDi 가솔린 모델을 직접 운전해봤다. 시승 구간은 경기도 파주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남양주에 위치한 스튜디오 담까지 약 160㎞ 왕복구간이었다.

K7 프리미어의 전장은 4995㎜로 기존보다 25㎜ 길어졌다.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키웠고, ‘제트라인(Z-Line)’ LED 주간주행등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에서부터 헤드램프 하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형태로 변경됐다. 후면부에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점등 그래픽이 적용돼 좌우가 연결됐다. 램프가 점등되면 중앙의 점선 모양이 부각되면서 역동적인 면모를 나타냈다.

이번 시승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기아차의 반자율주행 기술이었다. K7 프리미어의 차로유지보조(LFA) 기능은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작동됐다.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을 시속 100㎞로 설정하고 LFA 기능을 활성화했다. 손과 발을 떼고도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잘 달렸다. 다른 차량이 차선을 변경해 앞으로 들어오면 설정된 거리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면서도 차로 중심을 잘 지켰다.

특히 10분 이상 스티어링 휠에 손을 놓고도 차량 스스로가 주행해 장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다만 노면이 불규칙하거나 차선이 흐린 경우에는 차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주의해야 한다.

또한 후측방 모니터(BVM) 기능은 운전의 편의성을 더했다. 좌우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면 뒤에서 달리는 차량의 움직임을 클러스터(계기판) 화면에 보여줬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 기능을 동급 최초로 탑재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K7 프리미어는 주행능력도 안정적이었다. 고속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단번에 속도가 오르지는 않았지만 시속 150㎞에서도 흔들림 없는 주행을 선보였다. 3.0 가솔린 모델에는 6기통 V형 람다2 개선 직렬분사식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된 파워트레인이 장착됐다. 최대출력은 266마력, 최대토크는 31.4㎏f·m다.

고속에서도 풍절음은 크게 들리지 않고 안락했다. 이는 소음을 막아주는 이중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됐고 차체 진동이 발생하는 부위마다 보강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서스펜션도 후륜 멤버 보강과 신규 보디밸브 적용 등으로 승차감도 나아졌다.

터널이나 악취지역을 감지해 창문을 닫고 내기순환으로 공조모드를 조절하거나 과속카메라 앞에서 정속 주행을 유지해주는 내비게이션 연동 기술도 돋보였다.

약 1시간 정도 주행한 결과 평균연비는 16.0㎞/ℓ를 기록하며 공인 고속도로연비(12.0㎞/ℓ)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SCC 활용 등으로 제동을 최소화하고 정속주행을 한 결과로 보인다.

K7 프리미어는 ▲2.5 가솔린 ▲3.0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2.2 디젤 ▲3.0 LPi 등 총 다섯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한편 아쉬웠던 것은 현대·기아차 그룹 최초로 탑재된 차세대 스마트스트림 2.5 GDi 가솔린 엔진의 모델이 준비되지 않아 시승하지 못했다. 기아차는 K7 프리미어를 출시하며 가장 큰 변화를 새로운 엔진을 탑재한 2.5 가솔린 모델로 꼽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