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문화칼럼] 어지러운 나라 연등 의미 깨달아야
[이재준 문화칼럼] 어지러운 나라 연등 의미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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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나라가 어지럽다. 주말이면 광화문엔 온갖 시위로 함성이 높다. 대통령을 비난하는 구호는 점점 극렬해진다. 전국에서 4대강을 철거로부터 지키려는 농민시위대는 청와대를 폭파한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여기다 북한은 최근 두 번이나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혼란한 정국 대치 속에 대통령은 사회 원로들과의 대화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언명했다. 적폐청산은 자신의 의지로도 되는 것이 아니며 말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진짜 무엇이 적폐이고 무엇을 언제까지 청산하겠다는 것인가. 

대통령의 지지가 계속 하락하고 민심이반 현상이 심각한 데도 집권 세력은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지금도 잡아넣을 사람이 어디 더 없는 가 눈을 부릅뜬 인상이다. 공소시효가 지난 과거 사건까지도 다시 파고 또 판다. 일사부재리 원칙이나 죄형법정주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게 과연 정의로운 나라이며 법을 지키는 공정한 권력인가. 

육군 최고 지휘계통에 있던 4성장군이 적폐로 몰려 계급장이 떼어지고 전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포승줄에 묶여 감옥에 갔었다. 그런데 육군대장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장성의 실추된 명예는 어떻게 보상 받아야 하나. 

현 정부는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을 적폐로 치부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이분법적 극단사고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장래에 어둔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민주주의는 자유의 가치를 존중하며 다양한 사고가 공존하는 정치체제이다. 각기 다른 사상과 종교, 표현과 주장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 이런 다양성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조화하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역할이며 능력이다. 훌륭한 컨덕터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지 않는가.  

광주지역에 간 야당대표가 물 세례를 받았다. 현 집권세력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호남지역에서 이 같은 폭력행위가 일어났는지 앞으로의 정국이 더욱 불안해 진다. 민주주의에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미화 될 수 없다.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무리수를 감안해서라도 과반을 얻어 정권을 유지하려는 데만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여당에 동조한 한 야당은 파국직전의 혼란에 빠져 있다. 지금 정국은 흡사 과거 정치행태로 후퇴한 인상을 주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의 SOC사업에 예타면제도 문제가 많다. 과거 민주당은 예타를 없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가장 비판한 정당이다. 타당성을 철저히 검토하지 않는 지역사업은 훗날 문제점이 돼 국가운영의 어려움으로 돌아온다. 이런 사안에 박수를 칠 국민은 없다.

내년 선거에 승리하려면 지금이라도 정치를 잘해야 한다. 청와대부터 공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공기업에 대한 계속되고 있는 내로남불식 낙하산 인사, 자파 감싸기, 경제난이 계속 되면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 

불설 장아함경(佛說 長阿含經)은 인간의 집착을 경계한다. ‘스스로 안을 관찰하라. 만일 성냄과 원한을 가지고 있다면 다툼의 근본을 뽑아라. 잘못된 것을 받아들이고도 버리지 못하고 그릇된 견해에서 헤매면 안 된다. 그 마음을 다스려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럴 때 진정한 행복을 얻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어제가 석가탄신일이다. 도심을 비롯 전국의 명승지 사암마다 연등이 불을 밝혔다. 청계천에도 지난주에 연등축제가 열려 장관을 이루었다. 연등하는 뜻은 무엇인가. 어둡고 절망적인 천지에 자비와 광명을 찾자는 것이다. 집권 여당은 불가의 가르침대로 권력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민심이 얻어지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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