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세계 물의 날 주간을 맞은 지난 18일 진양호 진주시조정훈련장 인근 호숫가에 각종 페트병과 스티로폼, 일회용품 등이 초목과 엉긴 채로 버려져 있다. 그중에는 해충·살충제, 살균제, 볍씨소독제 등과 함께 농약병도 버려져 호수 위를 떠다니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세계 물의 날 주간을 맞은 지난 18일 진양호 진주시조정훈련장 인근 호숫가에 각종 페트병과 스티로폼, 일회용품 등이 초목과 엉긴 채로 버려져 있다. 그중에는 해충·살충제, 살균제, 볍씨소독제 등과 함께 농약병도 버려져 호수 위를 떠다니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3

해충, 소독제 등 각종 쓰레기

호수면·수변 정화 활동 한계

“주민들, 환경 의식 높아져야”

주민참여형 환경개선활동 절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저기 보이는 게 농약병 아입니까. 이 진양호 물이 결국 우리 몸으로 들어가겠죠. 아무리 빈 통이라 하더라도 농약병이 이렇게 떠다니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판문동에 사는 A씨는 진양호 호숫가에 초목과 함께 엉긴 채 버려져 있는 농약병을 가리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22일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유엔(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지자체에서는 이번 한 주간을 세계 물의 날 홍보와 더불어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서부경남과 진주 36만 시민의 젖줄인 진양호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바위틈에 끼여 있는 부탄가스통, 비닐봉지, 스티로폼, 유리병 등 진양호 진주시조정훈련장 인근 호숫가에는 각종 쓰레기가 초목과 엉긴 채로 버려져 있다. 그중에는 해충·살충제, 살균제, 볍씨소독제 등과 함께 농약병도 버려져 호수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세계 물의 날 주간을 맞은 지난 18일 진양호 남강댐 본류 방향 수문 안쪽에 각종 페트병과 스티로폼, 일회용품 등 초목과 뒤섞인 쓰레기 더미가 수면을 덮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세계 물의 날 주간을 맞은 지난 18일 진양호 남강댐 본류 방향 수문 안쪽에 각종 페트병과 스티로폼, 일회용품 등 초목과 뒤섞인 쓰레기 더미가 수면을 덮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3

진양호 남강댐 쪽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집중호우가 없었음에도 진양호 일대에는 각종 페트병과 스티로폼, 일회용품 등 초목과 뒤섞인 쓰레기 더미가 수면을 덮고 있다.

진양호 노을공원으로 산책을 오가는 시민들은 남강댐 본류 방향 수문 옆을 지나칠 때면 수면을 뒤덮은 쓰레기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눈살을 찌푸렸다.

평거동에 거주하는 B씨는 “해마다 여름철이면 쓰레기가 떠내려 오지만 갈수기인 요즘에도 계속 보인다”며 “저 쓰레기들이 수질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지는 몰라도 외관상 보기가 흉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남강지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순찰을 통해 부유물이 5㎥ 규모 이상 쌓이면 호수면 정화활동을 펼쳐 부유물을 수거하고 있다”며 “양이 적더라도 규정상 2주 안에 대부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상류에서 계속 떠내려오는 쓰레기를 매일같이 거둬들이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진주시 맑은물 사업소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수목 등 썩기 쉬운 물질이 떠내려와 악취와 오염이 심해질 때도 있지만, 지금은 취수원수가 2급수로 좋은 편”이라며 “농약도 잔류 농약, 중금속 등 성분을 분석하고 있는데 수치상으론 낮게 유지하고 있다. 이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양호 전경. 진양호는 서부경남 7개 시·군에 생활·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3.23
진양호 전경. 진양호는 서부경남 7개 시·군에 생활·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3.23

하지만 남강과 진양호 일대는 집중호우가 올 때마다 쓰레기가 떠내려온 뒤 호숫가 지면에 각종 잔류 쓰레기가 축적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 수면 부유물 정화활동만으로는 수질 오염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는 매년 상·하반기에 상수원 보호구역 중 정화활동이 필요한 지역을 선정해 지면 곳곳에 흩어진 쓰레기 등을 수거하는 수변 정화활동을 해오고 있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지난 3월 11일부터 세계 물의 날인 22일까지 열흘 동안 진주, 사천, 산청 3곳에서 수변 정화활동을 펼쳤다”며 “3월 한 달간을 세계 물의 날 행사 기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정화활동을 펼쳐 지역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마을 주민과 환경단체 등에서도 수변 정화활동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학생봉사단체, 로타리클럽 등 진주지역 6개 단체 150여명은 7개팀으로 나눠 16.5㎞에 이르는 남강댐 상류 지역에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진양호 전경. 진양호는 서부경남 7개 시·군에 생활·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3.23
진양호 전경. 진양호는 서부경남 7개 시·군에 생활·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19.3.23

이날 회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쓰레기 줍기, 수중 정화 작업 등으로 15톤가량의 생활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렇듯 각계 단체가 팔을 걷고 나서 진양호와 남강 일대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양심의 가책 없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이 우기 때 이곳저곳에서 흘러들어와 다시 쌓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수자원공사 남강지사 환경과 관계자는 “귀중한 식수원인 남강물을 보호하기 위해선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도 높아져야 한다“며 ”관에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참여하는 환경정화활동 등을 마련해, 민관이 함께 환경보호를 일상화할 수 있도록 의식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지정된 세계 물의 날, 환경보호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치우는 사람 따로, 버리는 사람 따로’ 행태가 만연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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