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30일 오후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입구 앞 교차로에 차들이 오가는 가운데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 도로 위를 뛰어 건너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30일 오후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입구 앞 교차로에 차들이 오가는 가운데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 도로 위를 뛰어 건너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도서관 입구, 횡단보도·방지턱 없어

도서관 이용자 하루 1000여명 방문

교차로, 레미콘·대형 덤프트럭 ‘쌩쌩’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30일 오후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앞. 승용차들이 ‘쌩’하고 지나가자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 도로 위를 뛰어 건너간다.

이곳 반경 300m는 차량 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해야 하는 보호구역이지만 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게 내달렸다.

이를 지켜본 아이들 보호자 A(40대)씨는 “여기는 내리막길과 도로, 차들과 보행자들이 만나는 접점인데도 30㎞는 대부분 안 지킨다. 속도제한 표지판은 거의 무용지물이다”며 “횡단보도나 방지턱도 없고 2차선 소로에 갓길 주차까지 해놔서 너무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인근 도로 내 교통안전시설의 부족으로 보행자들이 사고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27일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입구 앞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에 대형 트럭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27일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입구 앞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에 대형 트럭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시에 따르면 연암도서관은 지난 1986년 준공해 하루 1000명을 웃도는 많은 이용자가 방문하는 공공도서관이다.

연암도서관 인근에는 보행자뿐 아니라 테니스장, 모덕구장, 그라운드 골프장, 청락원, 선학산 등산 이용차량 등 좁은 2차선 사이로 하루 수백대의 차량이 오가고 있다.

왕복 2차선인 이 도로는 연암도서관 입구에서 근처 테니스장까지 1개 차선 전체가 불법주차 차량으로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연암도서관~모덕 경기장 방향을 오가는 차들을 1시간가량 지켜본 결과, 보행자가 있어도 과속으로 지나가는 차량이 적지 않았다.

그중에는 청락원 방면을 오가는 레미콘과 대형 덤프트럭들도 보이고, 보행자들이 차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27일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입구 앞 교차로에 차들이 오가는 가운데 한 할아버지가 사고 위험에 무방비 된 상태로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27일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입구 앞 교차로에 차들이 오가는 가운데 한 할아버지가 사고 위험에 무방비 된 상태로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특히 도서관 입구에는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횡단보도, 과속방지턱이나 점멸신호등이 전혀 없어 보행자가 조금만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암도서관을 매일 이용하는 B(20대)씨는 “연암도서관은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데, 차들이 많이 지나다녀 위험한 상황이 종종 생긴다”며 “사고예방을 위해 횡단보도나 경고등 같은 시설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진주시 교통시설과 관계자는 “현재 이곳 관련 민원들이 올라와 있다. 점멸신호등 설치의 경우 처음에는 운전자들이 신경 쓸 수 있지만, 자주 지나다니면서 익숙해지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아 효과가 적다”며 “대신 과속방지턱과 횡단보도 설치를 검토 중이다. 오는 5월에 경찰과 교통안전시설 심의회를 거쳐 해당 공간에 횡단보도 설치를 심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연암도서관은 평일에는 저녁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어 늦게까지 남아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이곳은 밤이 되면 보행자 사고 위험이 더욱 높아,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27일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버스정류장에 횡단보도가 없어 도서관 방문객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27일 진주시립 연암도서관 버스정류장에 횡단보도가 없어 도서관 방문객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30

과속방지턱 설치에 대해 진주시 건설과 관계자는 “방지턱을 설치하면 효과가 없진 않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불편해 또 다른 민원이 생길 수 있다”며 “공사도 인력뿐 아니라 기계를 투입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예산절약 차원에서 하나씩 하지 않고 건수를 모아서 설치한다. 먼저 현장을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시에 따르면 과속방지턱 설치는 보름에서 한 달까지 걸리는 공사로, 횡단보도와는 달리 교통안전시설 심의회를 거칠 필요는 없다.

도서관 이용자, 그라운드 골프장을 이용하는 노인들, 테니스장, 모덕구장 이용자 등 연암도서관 인근은 수많은 시민이 오가는 곳임에도 오랫동안 이어온 민원들이 아직도 처리되지 않아 진주시 행정을 우려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오는 5월부터는 연암도서관과 서부도서관의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도 예정돼 있어 시민들의 불편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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