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로 읽는 역사 이야기]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에 그려진 요리는 생선이었다?
[동물로 읽는 역사 이야기]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에 그려진 요리는 생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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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현배 시인, 역사 칼럼니스트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8.12.31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8.12.31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31세 때 밀라노 공국의 궁전 전속 화가이자 토목건축 및 군사 문제의 기술 고문에 임명되었다. 다빈치가 밀라노에 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성 프란체스코 성당의 제단화를 그리는 것이었다. 그는 3년에 걸친 작업으로 ‘암굴의 성모’를 완성했다.

또한 12년을 바쳐 진행한 것이 프란체스코 기마상이다. 프란체스코 스포르차는 밀라노 공국을 다스리는 로도비코 스포르차 공작의 아버지였다. 로도비코 공작은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다빈치에게 프란체스코 기마상 제작을 의뢰했다. 높이가 5미터에 이르는 이 기마상은 말의 점토 원형을 만들기는 했지만, 주조형 금속이 대포를 만드는 데 사용되어 그 작업이 끝내 중단되고 말았다.

밀라노 시절, 다빈치의 가장 큰 업적이라면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식당의 벽화를 그린 일이다. 이 벽화가 다빈치의 대표작인 ‘최후의 만찬’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열두 제자와 한자리에 둘러앉아 마지막 식사를 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예수는 이 식사 자리에서 갑자기 제자들에게 충격적인 예언을 한다.

“너희들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신할 것이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며 경악과 의심과 분노에 젖은 얼굴로 술렁이기 시작한다. ‘최후의 만찬’은 이 장면을 포착하여 실감나게 표현한 불후의 걸작이다.

이 그림은 완성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그림의 안료가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최후의 만찬’은 전통적인 프레스코 기법(벽에 회반죽을 바르고, 회반죽이 마르기 전에 안료를 사용하여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 아니라 템페라 기법(달걀노른자로 안료를 녹여 그리는 기법)으로 그렸다. 템페라 기법으로 벽화를 그리면 안료가 떨어져 나가기 쉬운데, 이를 꼼꼼히 따져 보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그 뒤 ‘최후의 만찬’은 식당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생기는 등 심하게 손상되었다. 보다 못해 곰팡이를 걷어내고 그림에 덧칠을 하는 복원 작업을 몇 차례 했다. 하지만 그 작업은 오히려 원형을 더욱 훼손시켜 원작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고대 로마에서 기독교가 박해를 받던 시절에 생선은 예수를 가리키는 암호였다. 그리스말로 물고기는 ‘익투스’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세주이고 하느님의 아들’의 머리글자를 따서 모으면 이 단어가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8.12.31
고대 로마에서 기독교가 박해를 받던 시절에 생선은 예수를 가리키는 암호였다. 그리스말로 물고기는 ‘익투스’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세주이고 하느님의 아들’의 머리글자를 따서 모으면 이 단어가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8.12.31

‘최후의 만찬’은 현대에 와서 마지막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다. 적외선을 사용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다빈치의 원본만 남기고 모든 덧칠을 지우는 작업이었다. 하루에 동전 하나 크기만큼 복원되는 아주 신중한 작업이었다.

1999년 ‘최후의 만찬’은 22년의 작업 끝에 다시 태어났다. 이전에는 그림의 훼손이 심해 만찬 식탁에 오른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복원 작업을 통해 이 그림에 그려진 요리가 생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수가 열두 제자와 함께한 최후의 만찬은 유월절 만찬이었다. 유월절은 유대인들이 애굽(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다가 탈출해 자유를 얻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날이 되면 유대인들은 어린양을 잡아 불에 구운 뒤 수프를 만들어 먹었다. 누룩 없는 떡, 쓴 나물과 함께 말이다.

그렇다면 예수는 유월절 만찬인 최후의 만찬에서 주요리인 양고기를 제자들과 함께 먹었을 텐데, 왜 다빈치는 양고기 대신 생선 요리를 그렸을까? 그 이유는 생선이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에서 기독교가 박해를 받던 시절에 생선은 예수를 가리키는 암호였다. 그리스말로 물고기는 ‘익투스’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세주이고 하느님의 아들’의 머리글자를 따서 모으면 이 단어가 된다. 그래서 기독교 초대 교회 신자들은 은신처인 지하 공동묘지 카타콤베 벽에 물고기 그림을 그려 서로 신분 확인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물고기(생선)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기에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 그림에 양고기보다 생선을 그려 넣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더욱이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을 희생양으로 하느님께 바쳤으니 말이다.
 

베드로의 고향인 갈릴리 호수에서는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를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8.12.31
베드로의 고향인 갈릴리 호수에서는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를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8.12.31

◆ “지금도 갈릴리 호수에서 잡히는 물고기를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른다면서요?”

베드로는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갈릴리 호수에서 어부로 일하다가 예수를 만나 “내가 너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는 말을 듣고 사도가 되었다.

지금도 베드로의 고향인 갈릴리 호수에서는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를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른다. 이 물고기는 음식점에서 정식 메뉴에 올라 관광객들이 시켜 먹는 명물 요리가 되었다.

갈릴리 호수에는 18종의 물고기가 잡히는데 ‘베드로 물고기’라 불리는 물고기는 틸라피아다. 베드로가 예수와 함께 갈릴리 호수 가버나움에서 성전세 납부를 강요당했을 때, 베드로가 예수의 명령으로 낚시를 던져 잡은 물고기의 입에서 은화 한 개가 나왔다. 그 은화로 성전세를 냈는데, 은화가 나온 물고기가 ‘틸라피아’라는 것이다. 이 물고기의 몸에는 동전 모양의 무늬가 있다. 따라서 틸라피아는 베드로가 잡아 은화를 얻은 물고기라고 ‘베드로 물고기’라는 이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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