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로 읽는 역사 이야기] 말과 활로 세계를 정복한 몽골군
[동물로 읽는 역사 이야기] 말과 활로 세계를 정복한 몽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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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현배 시인, 역사 칼럼니스트

몽고족 전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9
몽고족 전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9

테무친이 몽골을 통일하고 ‘칭기즈칸’이라 불리게 된 것은 1206년이었다. 그 뒤 칭기즈칸은 중국 정벌에 나서 여진족의 ‘금’과 한족의 ‘남송’으로 분열되어 있던 중국을 손 안에 넣었다. 또 중앙아시아를 포함한 페르시아 제국과 동유럽까지 진출해 몽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으로 만들었다.

몽골 초원의 유목 민족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유라시아 대륙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둔 최강 부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몽골인은 말에서 태어나 말에서 죽는다고 한다. 13세기 초에 몽골에 왔던 유럽인 카르피는 “몽골에서는 두세 살만 되면 말 타기를 익히고, 어린아이에 맞는 작은 활로 활쏘기를 배운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만큼 평생 말과 더불어 살아가고 활쏘기를 하니, 말과 활을 다루지 않으면 몽골 인이 아니라고 할 정도였다.

몽골군은 이처럼 어려서부터 말 타기와 활쏘기를 배운 뛰어난 기마 병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들은 여섯 마리의 말을 끌고 다니며 타고 있던 말이 지치면 다른 말로 바꿔 타면서 빠르게 이동했다. 심지어 말 위에서 식사를 하고 잠도 잤다고 한다.

몽골 제국을 방문했던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이렇게 기록했다.

“그들은 뛰어난 병사로, 싸울 때는 물러섬이 없다. 다른 민족보다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필요하면 한 달도 식량 없이 달린다. 타고 다니는 말의 젖과 사냥만으로 견디는 일도 자주 있다. 그들이 타는 말은 초원의 거친 풀만 먹어도 충분히 살 수 있어서 대맥·짚·연맥 등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게다가 다루기도 아주 쉽다. 그들은 필요하다면 무장한 채로 말에서 내리지 않고, 말도 주인을 태운 채 풀을 뜯는다.”

몽골군은 말린 양고기를 자루에 넣고 다녔는데, 물에 넣고 끓여 먹으면 되어 몇 달치 식량이 되었다. 식량 수송의 번거로움이 없는 데다 기동성이 좋아서 병사들은 언제 어디로든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또한 몽골군은 전략 전술이 탁월했다. 전투가 벌어지면 수만 명의 병사들이 마치 장기판의 말들처럼 깃발 신호에 따라 진군·후퇴·돌격을 신속하게 했다. 적군을 유인하여 매복해 있던 군대로 공격하는가 하면, 적의 빈틈을 노려 공격하고 적의 진영을 후방에서 포위하는 등 다양한 전략 전술을 썼다.
 

몽골인은 말에서 태어나 말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9
몽골인은 말에서 태어나 말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9

몽골군은 가벼운 복장을 한 경기마대와 쇠미늘 갑옷에 흉갑을 두른 중기마대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투가 벌어지면 몽골군은 며칠을 달아나기만 하다가, 추격해 온 적군이 지친 기색이면 모두 새 말로 갈아탔다. 그리고 경기마대가 앞으로 나서 적군을 향해 일제히 활을 쏘았다. 이들은 백발백중의 솜씨를 자랑하는 명사수들이었다. 그런 다음 경기마대가 물러서고 중무장한 중기마대가 나섰다. 이들은 긴 창과 도끼를 휘두르며 적군을 공격했다. 그러고는 또다시 경기마대와 교대하여 경기마대 병사들이 적군을 향해 비 오듯 활을 쏘았다. 그 다음에는 중기마대와 교대하고…. 이런 식으로 정신없이 공격을 하니 적군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였다.

몽골군은 정보 수집 능력도 뛰어났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이슬람 상인들을 이용해 적의 병력과 위치 등을 미리 알아내 작전을 수행했다.

무엇보다 적을 공포에 떨게 만든 것은 몽골군의 잔혹한 학살 때문이었다. 몽골군은 저항하는 적들을 잔인하게 죽여서 저항의 싹을 아예 잘라 버렸다. 적군을 포로로 잡는 것이 아니라 점령한 도시의 시민들까지 모조리 죽인 것이다. 그러자 몽골군이 공격해 온다고 하면 모두들 공포에 질려 싸우지 않고 달아나기 바빴다.

몽골군은 10명, 100명, 1000명, 10000명 단위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늘날의 분대, 중대, 대대, 연대, 사단이라는 현대식 편제와 비슷했다. 각 단위의 지휘관은 철저히 능력 위주로 뽑았고 절대 복종을 하게 하는 등 군기가 매우 엄격했다.

칭기즈칸은 이처럼 말과 활로 무장한 뛰어난 몽골군이 있었기에 몽골 제국을 세워 세계의 절반 이상을 지배할 수 있었다.
 

몽골군의 말은 어려서부터 걷고 달리는 훈련을 철저히 받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9
몽골군의 말은 어려서부터 걷고 달리는 훈련을 철저히 받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9

♠ “몽골군의 말과 활은 얼마나 강했나요?”

몽골군의 말은 몸집이 작고 다리도 짧아 땅딸막했다. 키는 120~130센티미터로, 유럽 말에 비하면 소형이었다. 그래서 몽골군이 유럽으로 쳐들어갔을 때 유럽 사람들은 몽골군을 ‘쥐 같은 말을 탄 미개인’이라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몽골군의 말은 인내심이 있고 추위에 강했다. 하루에 200~300킬로미터는 거뜬히 달렸으며, 500킬로미터 이상 뛰는 말도 있었다. 몽골은 한겨울에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데, 이런 추위에도 끄떡없었다.

몽골군의 말은 어려서부터 걷고 달리는 훈련을 철저히 받았다. 천천히 걷기, 보통 속도로 걷기, 천천히 달리기, 보통 속도로 달리기, 빠르게 달리기 등을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했다. 따라서 몽골군은 말이 달리는 중에도 활을 쏠 수 있었다. 이처럼 강인하고 우수한 말이 있으니, 기마 전술에 능한 몽골군이 적과의 싸움에서 강할 수밖에 없었다.

몽골군의 또 다른 강점은 기마 전술에서 적에게 타격을 주는 궁술이다. 몽골군은 전체가 기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활을 사용했다. 몽골군의 활은 길이가 짧은 단궁이었다. 장궁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지만, 먼 거리에서 적군을 향해 활을 비 오듯 쏠 수 있었다. 말을 타고 기동성 있게 움직이는 몽골군이 적군과 마주치면 화살 공격을 퍼부어 대니, 적군에게는 몽골군이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말발굽 소리만 들어도 적군 병사들은 겁을 집어먹었다고 한다. 말과 활로 파괴력이 이렇게 대단했으니, 몽골군은 말과 활로 세계를 정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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