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스님·일면스님·정우스님 등 거론
사부대중, 도덕성 겸비한 후보 강조
“개인 이익 아닌 불교 발전 위한…”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제36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전이 내일(4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1년도 채 안 돼서 치러지는 조기 선거에다 단기간에 치러지는 선거에 입후보할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종단 안팎의 혼란을 수습하고 정상화를 시킬 총무원장은 누가 될까.

선거 한 달 즈음인 후보등록 기간 전후로 당선 예상자가 점쳐졌던 이전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는 후보조차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후보자 등록이 많을 거라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하마평에 오른 후보들 조차 실제 등록을 할지도 미지수다.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4일 이후에서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거론되는 후보자로는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 동국대 전 이사장 일면스님, 전 군종교구장 정우스님이다.

원행스님은 1973년 금산사 최고 어른 월주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금산사·안국사 주지, 제11∼13대 종회의원을 지냈다. 원행스님이 출마할 경우 종단의 주요 스님들이 소속돼 있는 금강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종회의장 직책을 갖고는 총무원장 후보에 출마할 수 없어 원행스님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계종 종헌 제52조 4항에 따르면 총무원장은 공직을 겸임할 수 없다.

원로의원인 일면스님은 초대 군종교구장을 지냈으며, 대법원장격인 조계종 호계원장, 중앙종회의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종립학교인 광동학원 이사장과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정우스님은 1968년 통도사에서 홍법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1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제9~12대 중앙종회의원, 총무부장, 통도사 주지, 3대 군종특별교구장, 불교방송 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외에도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과 전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 전 포교원장 지원스님, 대흥사 회주 보선스님이 후보군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종단사상 첫 총무원장 불신임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행력과 행정력, 도덕성 등을 겸비한 후보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계기로 사부대중은 종단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혁 측인 조계종을 걱정하는 모임 회원인 한 스님은 “불교는 승려들이 수행하는 집단”이라며 “총무원장은 개인의 사유화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불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이번엔 제대로 된 총무원장을 선출해 총무원장 자질 문제나, 총무원장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잠재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접수 순서대로 기호가 부여되는 원칙에 따라 주요 후보들은 첫날 몰릴 것으로 보인다. 기호 1번에 대한 상징성과 함께 등록 자체가 선제적 기회다. 제31대 총무원장 법장스님 이후 당선자는 모두 기호가 1번이었다.

후보 등록은 오는 4일부터 6일 오후 5시까지며 조계종 중앙선관위 사무처로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후보 자격 심사는 오는 11일에 진행되며 선거 하루 전인 27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이 펼쳐진다.

총무원장을 선출할 선거인단은 24개 교구종회에서 각각 10명씩 240명과 중앙종회의원 78명 모두 318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개 교구본사는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 동안 교구별로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중앙선관위는 자격심사를 통해 선거인단을 확정한다.

제36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오는 28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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