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요즘 10대들의 생각은 명확하다. 미래에 희망하는 직업으로 공무원 가수 배우 프로게이머 과학자 등을 논한다. 20~30년 전 10대들은 관심이 없는 직업도 부모의 강요나 권유, 사회적 분위기에 휘말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요즘 10대들은 부모의 눈치를 살피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진로를 결정하고 밀어붙인다. 소질이 있든 없든 가수나 배우, 그밖에 예술인을 희망하는 10대들은 미래에 어떤 결과가 도래할지 걱정하기보다 그냥 하고 싶어서, 추후 미래보다 현재 하고 싶은 열정과 에너지에 몸을 맡긴 채 도전하고 직면한다.

그러나 문제는 한없이 높은 장벽과 치열한 경쟁으로 미끄러지고 실패하지만, 자신의 캐릭터를 찾지 못한 채 별다른 방법 없이 무작정 들이대고 도전하는 데 있다. 지금이라도 가수, 배우, 예술인을 희망하는 10대들은 관객이나 시청자가 주목하고 자신만의 빛을 발할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고 창조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 남들과 같고 비슷하다면, 그 캐릭터는 쓸모가 없다. 주목하지도 않을 것이다. 끼와 에너지는 충만하지만, 여전히 캐릭터를 창조하지 못하고 빛을 잃어가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다.

캐릭터 찾기에 실패한 도전자들은 몇 번의 시련을 겪고 자신에게 실망한 채 결국 이 바닥을 떠나고 있다. 스타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남과 다른, 차별성을 내세울 수 있는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를 찾아야만 한다. 심사위원이나 관객들은 남들을 따라하는 단순한 모방보다는 압도하고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테크닉과 생동감을 기대한다. 결국 튀어야 산다는 말이 지금도 앞으로도 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 어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으로 연기에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연기에서 진정성이 무엇인가. 이해할 수 없는 심사평이다. 진정성보다는 배우는 연기할 때 해당 등장인물의 나이, 직업, 캐릭터 창조, 상상력을 발휘시켜 어필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멋진 앙상블 연기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과 준비 없이 지원자들이 희망하는 결과를 얻기란 쉽지 않다.

예술인을 희망하는 10대들은 이제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도 항상 귀 기울여야 한다. 습관적으로 만지작하는 의미 없는 스마트폰 터치를 중지하고 자신의 해당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연구, 소비트렌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도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의 영화 시장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소비패턴을 고려한 플랫폼 다양화 등 진취적인 사업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예술인을 희망하는 10대들은 글로벌 트렌드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10대들은 현재와 향후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 음반, 영화, 미디어 시장과의 연계 없는 예술인들은 앞으로 생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 가수, 배우들은 지금부터라도 중국 음반시장, 영화와 드라마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하고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생산해야 한다.

처음부터 큰 기대를 갖고 도전하기에 문화예술시장은 좁아 보인다. 대중이 원하고 기대하는 틈새시장을 빨리 찾는 10대들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팬들과 발 빠른 소통을 이뤄내며 성공할 것이다.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자신의 탄탄한 스토리텔링이야말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 수 있다. 10대들은 지금도 멋진 가수, 배우, 예술인이 되기 위해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그 희망에 관한 이야기가 쓸모없이 헛되이 없어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창의적 마인드와 캐릭터 구축, 미래를 위한 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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