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이번 주 칼럼에서는 지난 칼럼의 연장선상에서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프린팅 상업화 추진 상황은 어떤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기 소개시켜 드렸듯이 미주리대 포르가치 교수는 하나의 잉크방울에 수만개의 세포를 담고 있는 구형 형태의 ‘바이오잉크’를 적층으로 분사해 자연적이고 유기적인 세포결합을 일으키는 장기생성기법, 즉 ‘바이오프린팅’ 기법을 성공시켰으며, 이 같은 자신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가노보(Organovo)’라는 바이오 기업을 설립해 세계 최초의 상업용 바이오 프린터인 ‘노보젠 MMX’를 탄생시켰다. 그는 본 ‘바이오프린팅’ 기기의 상업화를 위해 호주 멜버른에 있는 ‘인버테크’라는 엔지니어링 전문 제작회사에게 제작을 맡기고 자신은 마케팅을 담당해 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가노보의 바이오프린팅 진행 단계를 보면 일단계로, 바이오잉크 구상체들이 한 겹의 편평한 바이오 페이퍼 겔 위에 프린트를 하고, 다음으로 프린트된 바이오겔들을 마치 시루떡 형태로 겹겹이 쌓으면서 입체형 구조를 만들면, 중간 중간에 있는 바이오페이퍼 겔들은 용해돼 없어지면서 겔 위에 있는 세포들끼리 자연스럽게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해 살아있는 조직으로 생성되는 원리이다. 

독일의 ‘엔비전텍’사는 기존의 ‘바이오잉크’ 구상체와 함께 섬유소, 콜라겐, 하이드로 겔 등의 보강물질을 출력할 수 있는 프린트헤드가 장착된 ‘바이오플래터(Bioplatter)를 개발해 상업화를 추진 중에 있으며,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의 캠벨박사 연구팀은 잉크젯프린터를 개조해 줄기세포(stem cell)를 두 가지 다른 라인으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뼈세포로 바꾸어주는 성장인자인 ‘GMP-2’가 프린팅된 성체 줄기세포는 뼈세포로 분화시켰고, 성장인자가 프린팅되지 않은 부분은 근육세포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 대학 공동 연구팀은 ‘피부프린팅(skin-printing)’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본 연구는 잉크젯프린터를 변형한 기술로 화상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인간피부조직을 만드는 작업이다. 화재로 인한 화상,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만들어진 흉터 등은 그동안 피부이식수술 등 외과적 수술로 일부 보완됐지만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피부프린팅’ 기술은 수술 후 생기는 흉터를 거의 완벽하게 없앨 수 있으며, 수술로 인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어 의학적으로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포스텍의 조동우 교수팀이 조직재생을 위한 3차원 정밀 바이오 지지체 제작을 연구하고 있으며, 서울대 안성훈 교수팀은 쾌속조형 기술을 이용해 인공뼈, 지지체, 약물전달장치를 제작했다.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태동은 복잡한 절차와 시간, 자신에 맞는 혈액형 등 까다로운 조건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장기이식의 난관을 극복하고자 시작된 것이지만, 이제는 젊음을 유지하고 아름다움을 간직하려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는 성형의 목적으로도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지금과 같이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프린팅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기법도 나오게 될 수 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 신이 조제한 인간의 신체와 장기를 3D프린터라는 피조물이 만든 또 다른 피조물이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는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고, 강력한 저항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인간 본연의 젊음, 아름다움, 장수를 추구하는 본능적 욕구마저도 모두 제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혹여 프린팅으로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처럼,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과 유사한 물체로 군대를 조직하고 조종해 전쟁을 수행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너무 앞서 가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 불과 반세기 전,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지만 전 세계 인류가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끼리도 통화는 물론 전자게임도 동시에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은 지극히 초보 단계이지만 생명을 위한 건전한 목적만으로의 사용을 위한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발전이 조기에 모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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