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컴퓨터의 등장 자체가 인간의 계산속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결과를 추출해 신속하게 기술적·사회적 현상에 적응시켜 올바른 판단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목적이 있으며, 최근의 고도 정보화시대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점점 더 커져 그 의존성과 필요성은 더욱 확대돼 가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양자컴퓨터의 세계를 좀 더 알아보고, 그 의미와 필요성, 사용 욕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가령 테러용의자의 검거를 통한 사례를 예시하면 더욱 양자컴퓨터의 필요성을 독자들이 인식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국가정보원에서 바로 오늘 오후 12시에 특정 테러집단이 청와대나 정부청사, 국회 등 국가주요시설 중 한 곳에 폭탄테러를 감행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만약 그날 새벽 6시에 이 같은 테러정보 소식을 입수했다면 이제 남은 시간은 최대 6시간 이내에 불과하다.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정보기관은 누가 폭탄테러 용의자인지, 어느 곳을 정하여 테러를 감행할지를 모두 분석해 이에 대한 예방책은 물론 용의자를 잡아야 하는 이중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마치 바닷가 수많은 조약돌 중에 좌우 대칭이고, 타 조약돌에 비해 차가운 성질을 나타내며, 수분흡수율은 적고, 강도는 강한 조약돌 하나를 찾아내는 것과 같은 상상하기 어려운 임무가 될 것이며, 겨우 반나절이 부여된 시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정보기관에서는 아래와 같은 절차를 통해 테러범 검거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의심스러운 용의자 리스트를 추출하기 위해 테러 의심국에서 출발하거나 경유한 모든 탑승자 명단을 확보하고, 각국 공항에 있는 CCTV를 모두 검색함은 물론, 국내 입국 공항 CCTV, 입국자 모든 사람들의 행동반경을 추적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모든 CCTV, 관찰카메라 등이 촬영한 최소 한 달간의 영상자료를 흡수해 이상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용의자로 선택하고, 또한 그를 검거하기 위한 현재 위치 파악은 물론, 위장해 국내 중요기관에 잠입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놓고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 CCTV에 기록된 어마어마한 양의 영상을 분석하고 이동한 모든 루트를 분석해 특정한 용의자를 추출하기 위한 자료 분석, 특히 한정된 시간 내에 이를 분석하고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엄청난 처리속도가 가능한 컴퓨터가 필요한데 이것을 가능케 하는 컴퓨터가 바로 양자컴퓨터라 할 수 있다. 기존 슈퍼컴퓨터의 수만~수십만배의 처리속도를 가짐으로써 슈퍼컴퓨터 수만, 수십만대가 병렬처리하는 것과 같은 속도를 냄으로써, 짧은 시간 내에 위의 모든 것을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양자컴퓨터의 중요성을 인식해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양자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 자신의 컴퓨터 체계는 완벽히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소인수분해를 암호화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슈퍼컴퓨터의 보안은 쉽게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확률형태적으로 나타나는 양자역학적 현상을 제어해, 사용이 가능한 구조로 양자컴퓨터를 제조하는 하드웨어적인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는 업체 중 현재 주목할 만한 업체는 캐나다의 ‘디웨이브시스템즈’이다. 해당 업체에서는 니오븀이라는 희토류 금속에서 만든 회로를 과냉각시켜 초전도상태로 만들고, 전자로 하여금 자유롭게 맴돌게 함으로써 큐비트를 만들어 내어, 자기장을 이용해 큐비트를 양자컴퓨터 프로세싱 배열상태로 조정하는 ‘단열양자컴퓨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 상업용 양자컴퓨터에 대한 진의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전 세계 최대 포털 운영자인 구글이 위 ‘디에이브시스템즈’사와 양자화 환경에 맞는 차세대 검색 애플리케이션 공동 개발에 착수한 것만 보면 확실히 상용 양자컴퓨터 개발 선두주자임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IBM사도 양자컴퓨터 프로젝트 5개년 계획을 세워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향후 IT산업의 중요한 목차로 양자컴퓨터가 이름을 올릴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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