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BS 영상 캡처)
(출처: KBS 영상 캡처)

“성당 나오지 말라”… 사과문 진정성 의문
경찰, 한 신부 내사 검토 “피해 진술 구체적”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천주교 신부가 여신도를 성폭행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커진 가운데 문제의 신부가 소속된 천주교 수원교구는 피해자와 신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사죄했다. 그러나 전날 ‘사흘 정도만 지나면 (여론이) 잠잠해 질테니 성당에 나오지 말라’는 단체 문자를 소속 신자들에게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한모 신부의 성무(성직지가 행하는 모든 활동)를 곧바로 정지시키고 정직 처분과 함께 자체적으로 진상 조사에 나섰다. 또 수원교구는 25일 교구장 명의로 피해자와 신도들에게 사죄하는 입장을 공개했다.

수원교구장인 이용훈 주교는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원교구 신도 김민경씨는 최근 지상파 방송에 나와 지난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한모 신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던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이었던 한 신부는 사제단 운영위원회 직무도 내려놨다.

하지만 전날(24일) 성당의 신도들에게는 ‘사흘 정도만 보도 거리가 없으면 이슈가 잠잠해 질테니 성당에 나오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발송돼 파문이 일고 있다.

KBS에 따르면 수원교구 측은 신도들에게 24일부터 3일간 성당에 미사가 없고 일절 출입도 금지한다는 것과 25일은 성당에 오지 않아야 하고 3일 정도만 보도거리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이슈가 사라져 잠잠해진다고 하니 따라주셨으면 한다는 내용을 보냈다. 이는 언론의 왜곡 및 증폭 보도를 막기 위한 결정이고, 언론에선 어떻게든 영상을 찍고 인터뷰를 하려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또 주교의 지시로 당분간 미사를 드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수원교구가 다음날 밝힌 사죄(사과문)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행동으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6일 천주교 수원교구 한모 신부에 대한 내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 신부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성 신자가 진술한 범행 시점과 장소, 내용 등이 비교적 구체적이어서 수사 검토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KBS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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