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박완희 기자]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사고를 당한 낚싯배 선창1호가 4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해경 전용부두로 입항하고 있다. 선창 1호는 지난 3일 오전 6시 9분께 이곳 인근해상에서 336t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현재까지 실종자는 2명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4
[천지일보 인천=박완희 기자]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사고를 당한 낚싯배 선창1호가 4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해경 전용부두로 입항하고 있다. 선창 1호는 지난 3일 오전 6시 9분께 이곳 인근해상에서 336t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현재까지 실종자는 2명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4

폭 300m 협수로, 매번 큰 선박 ‘주의’
“낚싯배, 엔진 고장 나 멈췄을 가능성”
해경 “현재 조사 과정 중, 확답 불가”

[천지일보 인천=남승우 기자] “주위가 어둡지만 300톤이 넘는 급유선 옆에는 불빛 하나 없는 경우가 허다해요. 여러 차례 민원도 넣어봤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기에 이런 대형사고가 난 게 아닐까요.”

인천 영흥도 선착장에서 해경을 도와 오전 6시경부터 장장 12시간 동안의 수색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어민들은 진두선착장에 발을 내딛자마자 담배부터 꺼내 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옹진군 영흥도 인근 해역에서 낚싯배 전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기자는 지난 3일 영흥도 진두선착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어민들은 이번 사고가 급유선, 유조선 등으로 인한 ‘예견된 사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민들은 영흥대교 밑으로 자주 왕래하는 급유선에 대해 “어두운 새벽임에도 조명을 켜지 않고 영흥대교 인근 해역으로 계속 드나들고 있다. 이를 문제 삼아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또 사고 해역은 폭이 200~300m 밖에 안 되는 협수로라서 큰 선박이 드나들기에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급유선이 협수로인 인천 영흥도 앞 바다를 지난 이유는 정해진 다른 항로가 있음에도 이동시간을 단축시켜 더 빠르게 다음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다.

어민들은 “급유선들은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이동하려고 영흥도 인근 해역의 지름길을 이용한다”며 “당시 안개가 많이 끼었던 상태라 불빛이 있다 해도 자기 항로를 가다가 서로를 못보고 부딪쳤을 확률이 99%”고 말했다.

[천지일보 인천=박완희 기자]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사고를 당한 낚싯배 선창1호가 4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선체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선창 1호는 지난 3일 오전 6시 9분께 이곳 인근해상에서 336t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현재까지 실종자는 2명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4
[천지일보 인천=박완희 기자]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사고를 당한 낚싯배 선창1호가 4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선체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선창 1호는 지난 3일 오전 6시 9분께 이곳 인근해상에서 336t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현재까지 실종자는 2명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4

사고 해역에 멈춰 섰던 낚싯배 선창1호의 선장이 고장 난 엔진을 수리하기 위해 잠시 기관실로 내려간 사이 급유선(명진 15호)이 선창1호를 들이받았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어민들은 “세월호 사건 이후부터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이 모든 선박에 다 갖춰져 있다”며 “낚싯배와 급유선의 사고 당시 궤도와 항적이 어떤지 VTS만 조사하면 다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진에 문제가 생겨 배가 멈춰있었던 상태였다면 VTS가 증명할 것”이라며 “낚싯배는 가만히 있었는데 급유선이 와서 들이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낚시어선의 VTS 확인여부, 사고당시 낚싯배의 궤도 등 아직 조사 과정이라 확답을 드리기 힘든 부분이 있다. 추후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자료를 배포할 계획”이라며 사고 당시 경위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한편 해경은 지난 3일 낚싯배 선창1호와 충돌한 급유선 명진15호 선장 전모(37)씨와 갑판원 김모(46)씨를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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