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

 

10년 전 구입한 중형승용차를 운행하고 있는 소비자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내려 갈 때마다 하체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알았다. 소음이 나는 것은 운행에는 지장이 없어 별일 아니라고 여겨 타고 다녔다. 그러나 갈수록 소음이 심해지자 불안감에 사로잡혀 동네 정비업소를 방문하여 점검을 의뢰했다.

소비자의 차를 리프트에 올리고 나서 점검을 한 정비업소는 등속 조인트(드라이브 샤프트, 자동차 추진축으로 앞바퀴와 변속기를 연결하는 부품)의 부트가 찢어져 특수 윤활유가 새서 소음이 났다고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정비업소에서는 순정부품으로 교체할 경우에는 30여만 원이 소요되고, 비순정부품으로의 교체는 20여만원, 중고 재생품인 경우는 10만원 안팎이 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2~3년을 더 탈 소비자는 어떤 부품으로 교체해야할지 고민을 했다. 부품 품질에 대한 신뢰감과 판단할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부품비용이 비싼 순정부품 대신 가격이 저렴한 중고 재생품으로 교체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찝찝한 불신감이 짓누르고 있었다. 순정부품과 비순정부품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중고 재생품에 대해서는 다양한 용어를 쓰고 복잡한 관계로 다음 칼럼에 언급하기로 한다.

OEM 부품(자동차 제조회사 공급 부품, 일명 순정부품)은 자동차 정비에 사용되는 부품을 자동차 제조회사와 계열 부품업체가 공급한다. 즉 자동차 제조회사가 차량 제작 당시 사용한 부품과 동일한 품질(설계기준)을 만족시키는 OEM으로 납품받아 자체검사를 거쳐 순정부품 상표(홀로그램)를 부착한 후 공급하는 부품을 말한다.

이 부품은 정부공인기관의 품질검사를 거쳐 인증을 받은 제품은 아니다. Non-OEM 부품(일명 비순정부품)은 순정부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부품제조업체가 독자적으로 제조해 공급하는 부품을 말한다. 이 부품은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거나 품질이 불량한 불법제품은 아니다.

비순정품은 부품 제조회사에서 생산하여 판매하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은 가짜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순정부품에 비해 품질은 비슷하나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 사용하는 순정부품이라는 용어는 법정 용어가 아니다.

이러한 용어 사용은 자동차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는 자동차 제조회사가 공급하는 부품만이 정품인 것처럼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제조회사 매뉴얼이나 보증서에는 순정부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보증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왜곡된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비순정부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부품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부품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필요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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