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

 

경기도에 거주하는 소비자는 평소 타고 다니던 승용차에 소음이 발생해 자동차제조회사 직영정비공장에 입고했다. 점검한 결과 엔진문제로 부분 엔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하여 수리를 의뢰했으나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수리기간이 길어져 차를 렌트까지 했다.

결국 참다못한 소비자는 차를 빼내 일반 정비공장에서 수리를 받아야 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 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를 각각 지급하기로 잠정합의했으나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반대해 부결됐다.

한마디로 임금을 더 올리라는 것이다. 임금 인상률은 글로벌 완성차 상위 5개사 중 단연 1위다. 사측이 제시한 안으로 타결될 경우 연간 임금은 9461만원으로 1억원에 다다른다.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직접인건비 비중은 지난해 14.3%까지 올랐다. 이는 폭스바겐(9.7%)보다 훨씬 높은 것은 물론 토요타(6.1%), 닛산(5.8%) 등 일본 업체의 2배 이상이다.

기사를 인용해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같은 차종의 경우,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평균시간을 비교해 보면 울산공장은 30.3시간이 소요됐고, 미국의 앨러배머 공장은 14.4시간이 소요됐다.’

이는 같은 현대차 공장이지만 노동생산성에서 2배 이상의 차이가 난 것을 알 수 있다. 품질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숙련도와 기술에서 울산공장이 미국공장보다 뒤지는 것도 아니다. 이 생산성의 차이는 노동 집중도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공장안에 있는 근로자 160명중, 가동 중인 생산라인을 벗어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잡담을 나누는 직원이 59명, 일하는 사람은 101명이었다. 3명중 1명이 공개적으로 근무시간 중 딴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앨러배머 공장 생산라인에서는 근무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 네 번 적발되면 바로 해고다. 실적은 고려하지 않고 임금 인상에 혈안이 된다면 결국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해 경쟁력 하락은 두말할 것도 없다.

소비자는 차 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불안해 할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자동차회사 내부 직원의 임금 상승은 내부 잔치로 끝나는 것이 아닌 소비자에게 까지 피해로 돌아 갈 수 있다. 제 때 수리를 받지 못하는가 하면 신 차 출고가 지연되어 피해를 보는 소비자 또한 있을 것이다.

최근 태풍 차바 영향으로 현대차는 일부 생산라인 침수로 울산 1·2공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출고 대기를 위해 야적장에 세워 놓은 일부 차량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까지 했다. 소비자는 침수 차량을 판매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야 한다.

침수된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해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수해 복구 작업에 올인하기로 하는 선언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공장이 수해를 입던 우리는 임금인상만을 위해 파업을 계속 하겠다고 한다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노조는 부분파업으로 목적 달성이 관철되지 않자 더 나아가 본사 앞에서 노숙투쟁까지 하며 대 시민 선전물을 배포하고 있다.

내부적인 임금인상문제로 시민 즉 소비자를 상대로 선전물을 돌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회사가 존재해야만 노동조합이 있는 것이다. 요즘 자동차회사 노조의 파업 행태를 보면 회사의 주체는 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듯하다. IMF 사태의 처참한 경험을 우리는 겪었다. 회사의 부도로 수많은 샐러리맨과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했다. 실직의 쓰라린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다니는 직장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지금도 청년실업, 노년의 생계 또한 막연한 현실이다. 임금인상이라는 돈 잔치를 좋은 시선으로 보는 소비자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독과점의 자만과 오만은 많은 적을 만들고 있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이 겸손하게 자동차 품질로서 소비자에게 보답하지 않으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있을 때 잘해라” “적당히 해라”라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영원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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