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씨의 자택으로 알려진 주택. 최근까지 최순실씨와 정유라씨가 묵은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슈미텐 비덱타우누스 호텔에서 40m 정도 떨어져 있다. (출처: 연합뉴스)

후보 유세문·취임 연설문 포함… “길게는 사흘 전 열람”
문건 최종 수정 아이디엔 ‘대통령 비서실 핵심 참모’도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 청와대 측 침묵 중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는 컴퓨터 파일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25일 JTBC가 최순실씨의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씨 사무실에 있던 PC에 저정된 파일 대부분은 청와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모두 200여개의 파일 가운데 연설문 또는 공식 발언 형태로 된 파일은 44개였는데, 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유세문과 대통령 취임 후 연설문 등이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문제는 이 이들 연설문을 열어본 시점이 대통령의 실제 연설 시기보다 앞섰다는 점이다. JTBC는 “최씨가 이 문건을 받아 열어본 시점은 대통령이 실제 발언했던 것보다 길게는 사흘이나 앞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문건 중 일부는 최종 수정자의 PC 아이디가 대통령 비서실 핵심 참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서 최종 수정자의 PC 아이디가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의 옛 이름인 ‘유연’으로 된 경우도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통령 비서실 참모 중 누군가 문건을 넘겨줬거나, 최씨 컴퓨터에서 문건 수정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JTBC는 문제의 컴퓨터를 최씨 측이 사용하던 사무실 중 한 곳에서 입수했다고 밝혔다. 최씨 측은 해당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자에게 물건 처분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컴퓨터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현재 이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씨의 대통령 연설문 수정 의혹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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