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하나투어를 방문 격려했다. 유연근무란 단시간 근로, 시차출퇴근제, 집중근무시간제, 요일근무제, 스마트워크, 재택근무 등 탄력적인 근무 형태를 말하는데 육아 및 가사노동을 직장 일과 병행해 수행하려는 근로자를 위한 제도이다. 남녀 노동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고해 여성의 노동시장 탈락을 예방하며 나아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2011년부터 신도림, 노원, 부평 등 10개 거점에 스마트워킹센터를 마련하고 거주지에 가까운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재택근무, 시차출퇴근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근무 방식으로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부터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6500명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 스마트워크센터에 이어 재택근무 등을 도입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유연근무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우리나라에도 법적 근거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마련돼 있지만 실제 도입은 다른 OECD국에 비해 저조하다.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를 도입한 기업은 미국 81%, 유럽은 66%에 달하나 국내 기업은 12.7%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국가 중 최저의 초저출산율 국가로 그 하락 속도도 가장 빠르다. 저출산으로 인해 고령화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선정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육 시설 확충, 출산비용 지원, 육아 휴직 확대 그리고 자녀 교육비 지원 등 적극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서 현재에는 한 가정당 자녀의 수가 1명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내년부터 재택·원격근무를 도입하는 중소·중견기업은 간접노무비 외에도 시스템 구축과 설비·장비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는 ‘저출산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그동안 재택·원격근무를 늘리고 싶어도 비용부담 때문에 망설인 중소·중견기업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남성 근로자가 둘째 아이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3개월간 최대 월 200만원의 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확산시켜 맞벌이 부부의 두 자녀 낳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한국사회의 국가적인 과제가 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유연근무제는 ‘일·가정 양립’과 ‘생산성 향상’ ‘이직률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만큼 기업들도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상사가 출퇴근시간을 감시하고 야근과 휴일근무가 습관화된 전근대적인 기업문화도 바꾸어야 한다.

또한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효율적으로 볼 수 있는 유연근무제의 하나인 스마트워크의 도입도 확산시켜야 한다. 회사의 직원들은 모바일 기기와 태블릿 PC등을 활용해서 외근이나 출장 때에도 마치 사무실 자리에 앉아있는 것처럼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다. 종이로 작성된 서류 대신 전자메일을 활용한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적인 환경에서 근무가 가능하다. 스마트워크는 기업에게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가능하게 하고, 근로자에게는 일과 삶의 조화를 통해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교통량 감소를 통한 환경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비용 절감과 소외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워크 환경은 직원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으며 그리고 자율적 업무 수행은 높은 책임감으로 업무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유연근무로 얻어지는 여유 시간은 자기계발뿐만 아니라 가정생활도 충실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IT 강점이 접목된 스마트워크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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