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우리나라는 지난 7월말 UN의 2016 전자정부 평가에서 지난 평가 때보다 2계단 하락한 193개 회원국 중 3위에 올랐다. 1위는 영국, 2위는 호주가 각각 차지했다.

UN의 전자정부 평가는 각국의 전자정부의 발전수준을 비교 평가하고 국가 간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하여 2002년부터 실시했다. 이후 2005년까지는 매년, 2008년부터는 격년제로 실시하여 UN공공행정포럼 기간 중 6월 23일 ‘공공행정의 날’에 발표한다. UN의 조사관들이 각국의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제공되는 서비스를 점검하고 종합 분석하여 평가한다. UN의 전자정부 평가는 크게 전자정부 발전지수와 온라인 참여지수로 구분한다. 전자정부 발전지수는 다시 온라인 서비스 수준, 정보통신 인프라 수준, 인적자본 수준으로 세분하여 3개 지수에 각각 3분의 1씩 가중치를 적용하여 합산한 수치로 순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2010년, 2012년, 2014년 3회 연속으로 1위를 한 바 있다. 이번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종합순위에서 3위로 하락한 것은 ‘인적자본지수’가 6위에서 18위로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인적자본지수가 하락한 것은 대학 진학률이 감소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UN은 이번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정부3.0 기반의 국민 중심 맞춤형 서비스, 정부 대표 포털을 통한 통합서비스, 범정부 클라우드 전환 계획, 국가재난정보시스템 등의 추진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 평가에서 3위로 하락한 것을 계기로 한국은 지금까지 전자정부 선진국이었으나 재도약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도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번 평가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내년 50주년이 되는 전자정부가 국민들께 다가갈 수 있도록 한국 전자정부의 제2의 도약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행정자치부는 9월 8일 ‘제4차 전자정부추진위원회’와 ‘제2회 전자정부 민관협력포럼 보고대회’를 개최해 ‘전자정부2020 실행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전자정부 제2의 도약’을 위한 지능정보·모바일·참여형 전자정부라는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12개 중점 추진과제와 30개 핵심사업도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서비스를 ‘리디자인(re-design)’ 관점에서 혁신해 올 디지털 민원행정서비스를 구현한다. 지능정보 전자정부를 구현해 인지·예측 기반 지능행정을 실현한다. 지능형 행정 빅데이터 기반 질의응답 큐레이션 시스템, 교통카드 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국가 데이터관리 체계를 개선한다. 모바일 전자정부 서비스를 정착시켜 내부 업무를 포함한 행정서비스 전 과정을 모바일화 한다. 국민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는 공공서비스 민관협업 플랫폼을 만드는 등 국민 참여 기회를 늘린다. 이른바 ‘국민 소프트웨어(SW)’ 시대를 연다. 국민이 공공SW를 직접 개발·유통하는 오픈마켓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조성한다.

안문석 전자정부 민관협력포럼 대표공동의장은 “통합적 관점에서 전자정부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공통의 비전과 목표를 향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도약을 위한 국가 차원 협력이 필요하다. 범 부처 통합 성과관리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수년간 한국은 전자정부 1위라는 지위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전자정부는 지속적 개선과 발전이 요구되지만 예산 당국은 투자에 인색했다. 부처 간 협력도 미흡했다. 앞으로 예산과 행정 역량 투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 전자정부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놓친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은 정비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전자정부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전자정부 2020 실행계획’을 토대로 지능정보·모바일·참여형 행정을 구현함으로써 전자정부 세계 1위를 탈환하고 전자정부 선도국에 걸맞게 미래를 향해 다시 한번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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