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 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산업 대전, 소프트웨이브2016이 지난 9월 26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 처음 개최된 이 전시회에는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더존비즈온 등 국내 대표 SW중소·중견기업들과 차세대 SW산업을 이끌 스타트업들이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선보였다. SK주식회사 C&C, LG CNS 등 대기업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SW 분야 선도 기술과 동향을 소개했다. 사물인터넷(IoT), SW 기반 드론, 3D 프린팅, 핀테크, 보안, 자율주행 SW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어 갈 기술과 제품도 대거 전시됐다. 이번 전시회가 우리 SW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SW 주요 기술과 동향을 파악하면서 미래의 더 큰 발전을 다짐하는 뜻 깊은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소프트웨이브2016’ 부대행사로 열린 수출상담회에는 영국, 중국, 인도 등 8개국의 해외 바이어들이 몰렸다. SW뿐만 아니라 콘텐츠, 광고,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이 해외 바이어를 만나 수출 상담을 받았다.

‘소프트웨이브2016’에는 여느 전시회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해서 열기가 뜨거웠다. 10대 중·고등학생부터 60대 개발자까지 SW 관련 신·구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SW 기술을 접하고 의견을 공유했다. 목포해양대, 충북대 등의 대학과, 계룡공업고, 서울전자고, 한양공업고 등의 SW 관련 학과 학생과 세명컴퓨터고 등의 많은 학생들도 행사장을 찾았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는 SW 전반을 다양한 계층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했다. 특히 기술력은 있지만 홍보나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 기회를 제공했다. 180개 참여 업체는 서로의 기술과 상품을 결합·교류하는 장을 만들었다. 기업과 기술을 소개하는 것과 더불어 기업 간 협업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성과도 올렸다.

바야흐로 세계 정보통신(ICT)산업과 기술은 하드웨어(HW)에서 SW로 넘어가고 있다. 또한 SW는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과 인공지능(AI)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과의 융합으로 대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SW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도 그동안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야 역량을 키우면서 SW중심의 지능정보산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SW중심사회 실현전략’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SW 중심사회’를 외치지만 여전히 하드웨어(HW)가 우선이고 HW 중심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 많은 우수 국산 솔루션이 외면당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신청할 때 중소 SW 기업은 대부분 인건비만 책정되고 아이디어와 설계는 계량화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정책자금 신청 목록에서 제외되는 것이 현실이다. 뛰어난 인재들이 밤낮없이 매달려 개발한 탁월한 소프트웨어도 정당한 값을 치르지 않고 보안이 담보되지 않는 불법 복제품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W시장은 113억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2.5% 성장하는 데 그쳐 세계 SW시장 성장률보다 낮다. SW시장 규모도 조사 대상 20개 국가 가운데 16번째로 세계 주요국 가운데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SW는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핵심 기반이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사물인터넷과 같은 신기술에서부터 자율주행차, 정밀의료를 비롯한 융합산업에 이르기까지 그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는 바로 지금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로의 변신과 혁신에 집중해야 할 때다. 또한 SW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벤처 창업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SW연구개발 투자 확대, 초·중등 SW교육 의무화와 대학 교육을 혁신하여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독창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수 인재를 더욱 많이 양성해야 한다. 과감한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규제개혁 등으로 SW산업이 선순환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속히 조성해야 한다. 이번 ‘소프트웨이브 2016’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SW 가치를 인정하고 건강한 생태계가 구축되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속화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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