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싱가포르가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등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기반으로 세계 관광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이 4조 3000억여원을 투자한 82만 6000㎡ 규모의 호텔, 고급 레스토랑, 쇼핑, 영화관, 박물관 단지다. 마리나 베이 샌즈 개장으로 2013년에는 2009년보다 60%가 증가한 15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여 6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경제성장률도 2009년 금융위기로 -0.8%였지만, 복합리조트들이 개장한 2010년 14.5%로 급등했다. GDP 대비 관광산업 기여율도 2006년 19.7%에서 2015년 46.4%로 증가했다.

태국은 탈규제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의료관광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4도에 260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했다. 대부분 의료관광객은 가족을 동반한다.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가족들은 주변 관광과 쇼핑을 한다. 의료관광 수입만 47억 달러(약 5조 2000억원)였다고 한다. 의료관광은 민간 병원만 허용하여 공공의료를 지원하기 때문에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 국민의 건강한 삶도 제고한다고 한다. 영리병원을 도입한 싱가포르도 연간 200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해서 얻은 수익의 일부를 공공의료기관에 지원해서 공공의료의 질은 높이고 환자의 부담은 줄인다.

우리나라도 2016년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총 810만명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나 증가한 수치다.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사상 최다 기록을 달성하고 공항철도도 하루 평균 이용객 21만 800여명을 넘어서는 등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크루즈로 방한한 외국인도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89만명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22%나 증가했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323만명이였고 올해는 1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985년에 142만명이었으니 30년 새 10배 가까이 외적 팽창을 거듭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신(新) 글로벌 관광 대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5년 관광산업경쟁력지수에서 한국은 141개국 가운데 29위에 그쳤다. 중국(17위), 일본(9위), 말레이시아(25위)보다도 낮다. 지난해 발표된 ‘2015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인 한국 관광 만족도는 93.5%로 오히려 하락했다. 불만족의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언어 소통이었고 기대 이하의 음식과 숙박, 불친절한 서비스, 턱없이 높은 가격에 실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싸구려 관광, 강제쇼핑 끼워 넣기 등도 관광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꼽힌다. 한국 관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37.8%로 일본의 80%에 크게 미달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한 의료관광객은 2014년 태국의 10%가 조금 넘는 24만명에 불과하다.

관광산업 특히 의료관광은 높은 부가가치와 양질의 고용률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미래 성장산업이다. 정부는 물론 범국가적으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712달러(약 190만원)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323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226억 6000만 달러를 소비한 것이다. 국내 소비감소를 외국인 관광객들로 채울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치가 중요한데, 이들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쓴 돈은 220조원에 달한다. GDP에서 관광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최근 몇 년 새 한국 GDP의 1% 이상을 관광수입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으로 진입하려면 새로운 관광자원개발과 관광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고 IT기반 융·복합 관광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한류를 활용한 매력적인 여행상품도 개발해야 한다.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려야 한다. 의료관광을 늘리기 위한 영리병원 도입과 파격적인 규제완화도 필요하다. 면세점 제도도 개선해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구사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추석 직후에 열리는 유통업체와 유명 쇼핑거리, 재래시장이 참여해 대규모 세일을 하는 국내 최대 쇼핑 행사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 계획과도 연계해 외국 관광객, 특히 유커들을 유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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