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털어 서울 시내 면세점 획득 전폭적 지원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내달 초 서울 시내 3개 면세점 특허 발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SK·두산·신세계 4개 그룹의 ‘면세점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은 사재까지 털어가며 면세점 획득 경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우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12월 운영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롯데면세점 두 곳(소공점·잠실 월드타워점)을 수성키 위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고 5년간 1500억원을 투입하는 사회공헌 계획 등 롯데면세점의 면세점 운영 청사진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한 계열사인 롯데면세점 유치전에 앞장 선 것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호텔롯데 이익의 80%가 롯데면세점에서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 두 곳의 연매출이 2조 6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롯데는 신동빈 회장과 친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이번 면세점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영권 다툼뿐 아니라 일본 기업 논란, 독과점 논란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 불안한 상태다. 신 회장은 최근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청년창업 활동 지원에 100억원의 사재를, 지난달에도 롯데문화재단 설립에 100억원의 사재를 내놨다.

SK네트웍스는 27일 서울 명동 SK네트워크 본사에서 면세점 입찰 전략을 발표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이날 “워커힐의 53년 역사는 호텔의 역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문화관광산업의 역사”라며 “워커힐과 동대문을 연계한 관광벨트를 조성해 연간 외국관광객 1870만명을 유치하고 2020년까지 누적매출 8조 7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사장은 “면세사업에 대해서는 최태원 회장이 사업 내용에 대해 공유, 토론하고 있으며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데 대해서도 “단일회사의 사업에 관해 회장님이 나와 말씀을 해주셔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룹의 모토인 ‘따로 또 같이’ 전략에 따라 각 회사가 사업을 전개한다”고 강조했다.

두산그룹도 박용만 회장이 전면에 나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6일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켰다.

재단 운영을 위해 두산그룹이 100억원, 박용만 그룹이 사재 10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초기 재원으로 출연했다. 박용만 회장은 “재단 출범이 면세점 유치를 위한 전략일 것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할 것 같다”며 “면세점 유치 노력이 계기가 됐음을 부인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재단 설립과 면세점 사업이 무관하지 않음은 인정한 것이다. 또한 두산은 면세점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약속했다. 두산그룹 자체 영업이익 전망이 향후 5년간 5000억원인 만큼 5년간 최소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26일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 특허를 따내면 5년 동안 10조원의 면세점 매출을 올리는 한편 중소기업·지역상권과의 상생, 관광자원 개발 등에 모두 27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면세점 사업 의지가 굳건함을 강조했다. 성 사장은 “사업계획서에 정 부회장이 직접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등 그룹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본점 신관을 내세웠다. 앞서 지난 7월 본점 본관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웠지만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에 밀려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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