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4일 면세점 사업자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은 롯데와 신세계, 두산이 부산은 신세계가 선정됐다. 왼쪽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동대문 두산타워, 부산 신세계면세점. (사진출처: 연합뉴스)
‘시내면세점 2차 大戰’서 승리, 신규사업자로 선정
롯데, 잠실점 탈락… SK, 23년 만에 면세사업 철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두산과 신세계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국내 면세업계 1위인 롯데는 소공점만 지키고, 월드타워점 운영권은 결국 두산에 뺏기고 말았다. SK네트웍스가 23년간 운영해온 워커힐 면세점은 특허를 신세계디에프에 넘겨줬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4일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3곳과 부산 1곳 등 4곳의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국내 면세점 업계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두산은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따내면서 올해 말(12월 31일)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획득, 면세점 사업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번 두산의 면세점 입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른 사업자보다 뒤늦게 면세점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만큼 면세사업권 확보 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박용만 회장은 동대문 지역 발전을 위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하는 등 면세사업권 획득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박 회장은 재단에 초기 재원으로 10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두산은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타워 내 9개 층에 1만 7000㎡(5100평) 규모의 면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두산은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면 총 5년간 영업이익의 10%를 기부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또한 상생 차원에서 전체 영업면적의 40%를 국산품에 할당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1차 대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신세계는 재수 끝에 이번에는 성공해 숙원을 이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사재 60억원을 기부금으로 출연하는 등 전면에 나서 힘을 실어줬다. 부산 면세점도 현재 사업자인 신세계가 운영권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앞으로 5년간 매출 10조원, 고용창출 14만명, 경제적 파급효과 7조 5000억원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 첫 해 매출 목표치만 1조 5000억원이다. 202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17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2곳 중 소공점 1곳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잠실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로 신동빈 회장의 입지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사실상 신동빈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악화된 여론과 독과점 논란이 월드타워점 특허 재승인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게다가 이번 면세점 실패를 빌미삼아 대치중인 신 전 부회장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측은 “아쉽지만 결과를 수용하고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면세점 워커힐점도 23년의 운영 능력을 내세워 재승인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SK는 동대문 지역에서도 신규 면세점을 신청했지만 두산에 밀렸다.

SK면세점 워커힐점은 서울 동쪽 끝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매출도 다른 면세점에 비해 취약한 점이 탈락의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면세점은 서울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과 월드타워점(12월 31일), 부산 신세계면세점(12월 15일) 등 4곳이다. 후속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기업은 영업 개시 시점부터 특허가 부여된다. 면세점 운영 기간은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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