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평화 NGO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은 ‘평화교육’을 통한 평화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평화교육은 평화를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한 가치관 교육이다. HWPL 평화교육의 비전은 학생들이 평화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정신을 함양해 평화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HWPL 평화교육은 머리에만 남는 지식·이론 교육이 아닌 학생의 전인적 사고를 길러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으로 전 세계 교육계에 충격을 줬다. 학생들은 평화적 가치를 배우고 내면화(의식의 흐름)함으로써 평화의 정신을 고양해 지역사회와 지구촌 시민에 평화의 문화를 전파하는 통로가 된다. 본지는 지구촌 곳곳에서 그간 진행돼온 HWPL 평화교육의 현장 소식(내용)과 반응을 조명해 집중 연재한다.

‘2021 동아프리카 평화문화 전파를 위한 평화교육 비전 포럼’ 전체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2021 동아프리카 평화문화 전파를 위한 평화교육 비전 포럼’ 전체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케냐 교육기관 18곳, HWPL과 MOU 맺어

133회 평화교육 진행, 평화교사 85명 양성

“학생들, 서로 돕기 위해 모이는 문화 형성”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인도양의 해안을 끼고 있으며 북동쪽으로 소말리아, 북쪽으로 에티오피아와 남수단, 서쪽으로 우간다, 남쪽으로 탄자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아프리카의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 ‘케냐’. 케냐의 인구는 약 5200만명으로 한국과 비슷하지만 키쿠유족, 루히아족, 루오족, 칼렌진족, 캄바족, 키시족, 메루족 등 여러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민족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케냐 현지에서의 HWPL 평화교육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케냐 나이로비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제1회 평화교사 워크샵 전체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케냐 나이로비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제1회 평화교사 워크샵 전체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현지 교사 “교육 통해 힘 얻어”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여 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확실한 희망과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프리카의 분쟁을 많이 겪은 사람으로서 HWPL 평화교육교재 11과 ‘준법 정신’이 어린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관인지 깨닫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아이들에게 이 평화교육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케냐 교육부 소속의 바르톨로뮤 룸바시 와니키나는 HWPL 평화교사 양성 교육을 수강한 후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평화교사 양성 교육을 받은 이후에도 평화를 위한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을 약속하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수업에 대해 교육을 받게 돼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케냐에서는 HWPL 평화교육을 접한 뒤 학생들에게 평화를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교육자들이 늘고 있다. HWPL과 MOU를 맺은 케냐 현지 교육기관은 총 18곳이다. 평화교육은 133회 진행됐다. 교육을 이수하고 평화교사로 활동하는 이들은 총 85명이다. 지난해 6월에도 신청자를 중심으로 약 5개월에 걸쳐 평화교사 양성 교육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2018년 8월 16일 아프리카연합본부(AU)가 있는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만희 HWPL 대표(왼쪽)가 기르마 월데 기오르기스 에티오피아 전 대통령과 대담을 갖고 손을 잡으며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2년 12월에도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기르마 월데 기오르기스 대통령을 만나 평화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2018년 8월 16일 아프리카연합본부(AU)가 있는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만희 HWPL 대표(왼쪽)가 기르마 월데 기오르기스 에티오피아 전 대통령과 대담을 갖고 손을 잡으며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2년 12월에도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기르마 월데 기오르기스 대통령을 만나 평화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시범교육 시행 후 점차 발전

현지 교육계에 따르면 케냐 교육부에는 원래 ‘평화교육과’가 없었다. HWPL 평화교육이 케냐 현지 교육현장에서 처음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알디에프지(RDFZ) 차오양 지부 국제학교 고등교사인 마티아스 케빈 오심보 교사가 본인의 학교에 평화교육을 도입했던 것이었다. ‘국경 없는 선생님’의 케냐지부 대표였던 그는 지난 2014년 HWPL이 주최한 평화 만국회의에 참석했다. 이만희 HWPL 대표의 평화에 대한 진정성과 HWPL의 그간의 평화활동을 두 눈으로 목도한 그는 HWPL과 함께 평화의 일을 이뤄가기로 뜻을 정했다.

오심보 교사는 지난 2016년 평화 만국회의 2주년 기념식에 참석했고, 이듬해인 2017년 6월에는 케냐에서 HWPL 평화 가치관 교육 시범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같은해 7월에는 케냐에서 HWPL과 함께 평화 걷기대회를 진행하는 일에 참여했으며 그해 9월 평화 만국회의 3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하는 등 HWPL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평화의 일을 위해 힘써왔다.

오심보 교사는 2018년 ‘국경 없는 선생님’의 대표직을 그만두게 됐으나, 단체에 소속된 케냐 현지 교사들을 HWPL로 연결해 평화교육이 꾸준히 전파되는 데 노력했다.

2019년 오심보 교사는 케냐 현지에서 사용되는 HWPL 평화교재를 감수하는 작업에도 동참했다. 검수 당시 오심보 교사는 교재 전반을 검수했고 세세한 피드백을 진행했다. 그는 2017년 9월 평화 만국회의 3주년 행사에도 참석해 교육세션에서 발제를 맡았다.

케냐 나이로비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제1회 평화교사 워크샵 활동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케냐 나이로비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제1회 평화교사 워크샵 활동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평화교육의 놀라운 효과 체험”

‘평화문화 전파를 위한 평화교육 발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교육세션에서 오심보 교사는 평화가 절실한 케냐의 현실을 설명하면서 평화교육의 중요성과 평화교사를 양성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케냐는 분쟁으로부터 안전한 국가는 아니다. 최근까지도 학생들은 분쟁의 참혹한 광경을 접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그들의 꿈을 활짝 펴보기도 전에 목숨까지 희생당하는 일 또한 적지 않다. 학생들이 전쟁으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을 볼 때 마다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학생들을 전쟁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한다면 학교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학교에서 교육 받은 것을 펼쳐보지도 못 할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사들은 왜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해야 할까”라고 자문하며 “사람의 부패한 가치관이 서로 하나되지 못하고 분리를 불러일으킨다. 학교는 타인과 화합하고 사회와 조직을 건강하게 이끌 수 있는 평화인재를 배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교육 방향에 대해 오심보 교사는 “학생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서로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군가 어려울 때 함께 공감하며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만약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태도로 살아간다면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끌어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교육 효과에 대해 “이미 놀라운 효과를 체험하고 있다. 어느 날 학생 중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그 학생이 의식이 돌아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받쳐주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후로 학교 내에서 어떤 학생이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돕기 위해 학생들이 함께 모이는 문화가 형성됐다. 학생들은 굶주리는 길거리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 위해 용돈을 조금씩 모아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CIT 평화시범교육 야외수업 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CIT 평화시범교육 야외수업 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케냐 유네스코와의 협력

HWPL은 케냐에서 다양한 방식과 방법을 통해 평화교육을 실현하며 미래세대인 학생들을 평화의 사자로 성장하게 하는 일에 노력해왔다. 지난 2019년 12월에는 ‘2019 제1회 케냐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평화교사 워크샵’을 열고 HWPL 평화교육을 진행했다. 위크샵에는 케냐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실무자들을 비롯해 유네스코 소속 학교 교사들이 참여했다. 교사들은 워크샵 이후에도 꾸준히 HWPL과 협력하길 희망하며 평화교육 시행을 요청해왔다.

케냐 유네스코와 HWPL과의 만남은 평화교육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케냐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1~3기의 평화교사 양성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HWPL은 2020년 10~11월 웨비나를 열어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평화교육을 이어나가려 노력했다. 202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평화교육 정책 공모를 시행해 4~5기 평화교사 등을 양성했다.

케냐 평화교사 수료식 전체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케냐 평화교사 수료식 전체사진.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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