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학교와 MOU 맺고 평화교사 양성
4차례 교사 양성교육… 19명 과정 이수

민간 평화 NGO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은 ‘평화교육’을 통한 평화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평화교육은 평화를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한 가치관 교육이다. HWPL 평화교육의 비전은 학생들이 평화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정신을 함양해 평화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HWPL 평화교육은 머리에만 남는 지식·이론 교육이 아닌 학생의 전인적 사고를 길러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으로 전 세계 교육계에 충격을 줬다. 학생들은 평화적 가치를 배우고 내면화(의식의 흐름)함으로써 평화의 정신을 고양해 지역사회와 지구촌 시민에 평화의 문화를 전파하는 통로가 된다. 본지는 지구촌 곳곳에서 그간 진행돼온 HWPL 평화교육의 현장 소식(내용)과 반응을 조명해 집중 연재한다.

2022년 8월 31일 태국 후아힌학교에서 학생들이 평화교육을 받고 있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2022년 8월 31일 태국 후아힌학교에서 학생들이 평화교육을 받고 있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외세의 침략이 한 번도 없어 군사적인 평화를 누리는 듯 보였던 태국이지만 내부에서의 갈등은 역시나 풀기 어려운 숙제다. 최근 태국에서는 젊은 층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이 시위에서는 태국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군주제 개혁을 포함한 정치적 변화 모색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태국 시민들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바라고 있다. 지금보다 더 발전된 국가에서 후세대들이 평화를 누리기를 원한다. 특히 교육계는 교육을 통해 후대에 평화의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짙다. 그리고 HWPL 평화교육을 알게 된 인사들은 이같은 바람이 실현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태국에서는 지난 2022년부터 일부 교사들을 중심으로 HWPL 평화교육이 도입되고 있다.

HWPL과 MOU를 맺고 평화교육을 도입하는 학교도 이슬람종합학교, 파라다누손학교, 사트리왓압손사완학교, 송클라대학교, 착캄카나톤학교 등 5곳이나 된다. 이 학교들이 HWPL의 평화교육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이슬람종합학교의 교사 춀라다 수아왕의 역할이 컸다.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에서 진행된 평화만국회의에 두 차례나 참석했던 그는 지난 2022년 5월 평화교사 양성교육을 수료했고, 9월에는 HWPL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태국 학교들이 평화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평화교사를 양성하는 교육은 지난해까지 총 네 번에 걸쳐 진행됐고, 총 19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파라다누손학교에서 열린 LP행사에 참석한 학생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파라다누손학교에서 열린 LP행사에 참석한 학생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평화교육 성패, 학교‧교사에 달려”

평화교사 양성교육에 참석한 교사들은 평화교육의 중요성을 그 자리에서 느꼈다.

태국 교육부 직원인 솜송은 “이 커리큘럼이 태국에 적용된다면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교사들이 얼마나 이 커리큘럼을 잘 따르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우는 것보다 실제 적용을 효율적으로 해야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실제 학생들에게 가르칠 평화교재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에는 “학생들에게 교육할 시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는 것들이었다”며 “학생들과 상황극 등을 하며 수업을 진행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교사인 아수라 역시 평화교재를 접한 후 “학교와 교사가 어떻게 이 커리큘럼을 적용하는가에 교육의 효과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교재의 내용들은 (학교 수업의) 모든 과목에 다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각각의 것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를 알게 하고, 협력을 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평화교재에 담긴 한국의 정서 ‘효’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표했다. 그는 “어른에 대한 공경이나 예의범절은 이슬람의 기본 가르침”이라며 “아주 흥미롭다”고 말했다.

태국 현지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줌 평화교사 양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태국 현지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줌 평화교사 양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시민단체장 “평화교육, 지역사회화합에 필요”

시민단체장 파티모는 “효과적인 결과를 위해 시행 시 한 주에 1~2회 정도는 회의를 해서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또 그는 “온라인으로 이런 교육을 참석할 수 있어 기쁘지만, 이 내용을 오프라인 세미나로 개최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다른 시민단체장인 니랏은 지역사회의 화합을 위해 평화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내가 사는 지역에 3개의 시민단체들이 있지만, 사실 시민단체들끼리도 화합이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화합이라는 건 어렵고 이상적인 주제이지만, 이게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장인 알리는 “탁신 전 총리가 겪은 용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용서라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이슈이며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평화교사 양성교육은 내용이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년 5월 30일 이슬람종합학교에서 LP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2023년 5월 30일 이슬람종합학교에서 LP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교사들 “평화교재, 자연만물에서 배우게 해”

평화교재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은 상당했다.

HWPL은 평화교재 1~2과를 통해 평화를 이루기 위한 평화의 모델을 자연에서 찾아보고, 3과를 통해 현재 인류세계의 평화가 깨어진 원인은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한 무질서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이어 4과를 통해 어떻게 이것을 회복해나갈지 살폈다.

이 같은 평화교재의 내용은 참석자들에게 쉬우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줬다.

교사 워라시스 위안플로이는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렇게하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워라시스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일깨워주셔서 감사하다”며 “태국에 ‘평화’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교사는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람들”이라며 “교사들은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존중하고 협력해나가야 할지 반드시 교육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교사 리마는 “우리는 서로에게 그리고 모든 것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사 파이는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평화를 배웠다. 어떻게 서로 협력해 살아가는지 말이다”며 “우리는 서로를 존중해야 하고, 이기적이면 안 되고 나쁜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사람들과 세상의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치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이 이러한 것을 지켜가야 한다. (내가 먼저 하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다”고 확신했다.

2022년 8월 31일 태국 후아힌학교 평화교육에 참석한 학생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2022년 8월 31일 태국 후아힌학교 평화교육에 참석한 학생들. (제공: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3.29.

그는 후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 ‘예절’과 ‘배려’ 등을 꼽았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거나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고, 태국의 좋은 문화들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 파위트라는 후세대를 교육한다면 평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필리핀에서 온 외국인 교사 트로이는 평화교재에 평화를 이룬 사례로 나온 HWPL의 필리핀 민다나오 민간평화협정과 관련해 “감동이 됐고, 감사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평화교사 양성교육을 받은 교사들은 태국 각 학교에서 평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이슬람종합학교, 파라다누손학교, 후아힌학교 프라추압키리칸에서 각각 평화교육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천지일보 2024.03.29.
ⓒ천지일보 2024.03.29.

◆타이왕국(태국)은?

수도인 방콕으로 더 잘 알려진 태국. 공식 명칭은 타이왕국이다. 국민의 75%가 타이인이며 14%는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국민총생산(GNP)이 인구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면서 발전하는 국가로 주목된다. 1950년 11월 6.25전쟁에 참전한 혈맹국으로 한국과 1958년 10월 1일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에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해왔다. 태국에서는 2014년 마하 우본랏 따나랏차깐야 공주가 한국을 방문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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