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과일·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사과·감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과일·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사과·감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6.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지난 15년간 한국인의 1인당 과일 소비량이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의 2023 농림축산 주요 통계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 전망 2024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2007년 67.9㎏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다.

과일 소비량은 경제 성장에 힘입어 1980년 22.3㎏에서 1990년대 50㎏대까지 늘었고 2005년 60㎏을 돌파했으나 2018년부터 50㎏대로 줄어들면서 2022년 55.0㎏으로 2007년보다 19% 떨어졌다.

사과 등 6대 과일의 연간 1인당 소비량은 2014년 41.4㎏을 기록했다가 생산량 감소로 2022년 36.4㎏으로 줄었다. 수입 과일 소비량은 12.6㎏이다.

과일별 1인당 소비량은 감귤(11.8㎏)과 사과(11.0㎏)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배와 포도(각 4.4㎏), 복숭아(3.7㎏), 단감(1.9㎏) 등이 뒤를 이었다.

과채류(열매를 먹는 채소) 중 수박, 참외, 딸기, 토마토 등 4종의 1인당 소비량도 2000년 36.0㎏에서 2023년 21.9㎏으로 연평균 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세 이상의 과일·채소 1일 500g 이상 섭취자 비중은 2015년 38.6%에서 2022년 22.7%로 약 16%p 낮아졌다.

농촌진흥청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과일 소비를 더 늘리지 못하는 이유의 하나로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성 여건 악화로 사과·배 등 과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소비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작년 사과 생산이 30% 급감하면서 가격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치솟은 가운데 오는 2033년까지 사과 재배면적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 전망 2024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작년과 비슷한 3만 3800㏊에서 2033년 3만 900ha로 연평균 1%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성목(다 자란 나무) 면적은 품종 갱신, 노령화에 따른 폐원, 타 품목 전환 등으로 지난해 2만 4700㏊에서 2033년 2만 2800㏊까지, 유목(어린 나무) 면적은 8000㏊ 수준으로 100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농촌경제연구원은 재배면적이 이렇게 줄어듦에 따라 사과 생산량이 올해 50만 2000t에서 오는 2033년 48만 5000t 내외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인당 사과(후지 상품) 소비량은 점진적인 생산량 감소로 인해 9.7㎏에서 2033년 9.5㎏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폭염·폭우·한파 등의 기상 여건 악화로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30.3% 줄어든 39만 4000t이었다.

봄철 저온 피해(냉해, 서리 등)로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 수가 감소했고 여름철 잦은 강우와 집중호우로 낙과가 늘었으며 수확기에는 탄저병·겹무늬썩음병 등 발생으로 인한 탓이다.

이같이 생산량이 줄면서 사과 가격은 크게 뛰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10개에 2만 9088원으로 전년(2만 2784원) 대비 29.3% 비싼 수준이다. 요즘 마트에서는 상품에 따라 사과 하나 가격이 5000원에 이르기도 한다.

아울러 사과는 수입되지 않기 때문에 수확 철이 오기 전까지는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과값 상승률은 작년 9월 56.8%, 10월 74.7%, 11월 56.8%, 12월 54.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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