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탈당 사태로 번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천 발언을 두고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공천 파동에 대해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국민이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며 “중도 포기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회도 있어야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변화에는 반드시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반발하고 항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며 덧붙였다. ‘친명횡재, 비명횡사’ 반발이 잇따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공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사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대표의 현재 모습은 2년전 취임 전후와 많이 달라진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8월 28일 당 대표 선거에서 최종 득표율 77.77%로 선출됐다. 그는 대표 수락 연설에서 “국민과 당을 위해 견마지로 하라는 명령을 엄숙히 받들겠다”고 했다. 자신의 모습을 낮춰 국민과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대선에 대해서도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저를 다시 세워주셨다”며 패배의 주역이 자신이었음을 시인한 바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총선 공천에선 이 대표의 취임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당내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 측에 전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선 올해 들어 여러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1월 초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의 동반 탈당을 시작으로, 이달 19일엔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의원평가 하위 20% 통보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다.

22일엔 이수진 의원(동작을)이 본인 지역구가 전략선거구로 지정되자 반발하며 탈당했고, 의원평가 감산 대상으로 지정된 박영순(27일)·설훈(28일) 의원도 당적을 내려놓았다. 이상헌 의원(울산 북구)도 자신의 지역구를 진보당에 양보하기로 결정한 것에 반발, 탈당을 선언했다.

경선에서 배제된 홍영표 의원과 경선 탈락될 것으로 보이는 윤영찬 의원, 컷오프로 탈락한 임종석 전 의원, 3인 경선중인 송갑석 의원 등도 조만간 탈당 대열에 합류할 듯하다.

민주당 임혁배 공천관리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반복해서 윤 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친문(문재인)계를 겨냥해 불출마를 권고했다는 해석이 나오게 했다.

문재인 정권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의원 등을 컷오프 한 것은 이 대표의 대선 가도를 위해 미리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을 받는다.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용역을 주던 여론조사 기관을 검증 절차도 없이 추가 발탁한 배경이나, 하위 평가 의원 결과 공개를 약속했다가 뒤집은 점 등에 대한 설명이 없었던 점은 충분히 오해를 살만했다.

당 안팎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취임 때와 지금이 왜 달라졌는지를 제대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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