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설 명절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설 연휴 기간인 12일까지 4대궁과 종묘, 조성왕릉, 세종대왕 유적 및 국립현대미술관 네 관을 무료 개방한다. ⓒ천지일보 2024.02.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설 명절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설 연휴 기간인 12일까지 4대궁과 종묘, 조성왕릉, 세종대왕 유적 및 국립현대미술관 네 관을 무료 개방한다. ⓒ천지일보 2024.02.10.

[천지일보=김민희, 이재빈 기자] 설날인 1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과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북적였다. 경복궁 입구에는 수문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긴 줄이 이어졌고, 남산골한옥마을에는 제기차기, 연날리기, 딱지치기 등 전통 놀이 체험이 진행됐다.

◆무료 개방한 경복궁, 인파 ‘북적’

설 연휴 기간 무료로 개방된 경복궁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 연인, 친구,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 없었다. 민족 고유의 명절을 맞은 만큼 이날은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내국인 아이들과 성인남녀들도 색색의 한복을 차려입었다. 궁궐 건물을 배경으로 부모가 아이들을, 친구가 친구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추억을 남겼다.

이날 경복궁에서는 수문장의 모습을 그린 ‘세화’를 나눠주는 행사가 진행됐다. 조선시대 임금이 정초에 왕족과 신하에게 하사하던 세화에는 질병, 재난 등 불행을 예방하고 한 해 동안의 행운을 기원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시민들은 경복궁 입구에서 늠름한 수문장과 함께 세화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설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입구에서 시민들이 수문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경복궁은 설 연휴를 맞아 무료로 개방됐다. ⓒ천지일보 2024.02.10.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설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입구에서 시민들이 수문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경복궁은 설 연휴를 맞아 무료로 개방됐다. ⓒ천지일보 2024.02.10.

부산에서 올라온 어머니와 경복궁을 찾은 손홍국(44, 남)씨는 “어머니께서 경복궁을 처음 보시는데 정말 좋아하신다”며 “경치도 좋고 운치 있어서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딸의 역사 공부를 위해 경복궁을 찾은 가족도 있었다. 경남 창원에서 온 주민영(가명, 36, 여)씨는 “딸이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왔다”며 “오늘이 (딸에게)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경복궁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온 박순열(55, 남)씨 부부는 “설이라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서 집안 어르신을 모시고 나들이 나왔다”며 “경복궁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도 많아서 명절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설 명절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설 연휴 기간인 12일까지 4대궁과 종묘, 조성왕릉, 세종대왕 유적 및 국립현대미술관 네 관을 무료 개방한다.   ⓒ천지일보 2024.02.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설 명절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설 연휴 기간인 12일까지 4대궁과 종묘, 조성왕릉, 세종대왕 유적 및 국립현대미술관 네 관을 무료 개방한다.  ⓒ천지일보 2024.02.10.

◆전통 놀이로 하나 되는 부모와 아이 세대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도 설을 맞아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날 한옥마을에는 온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놀이 체험이 열렸다.

“찍고 밀고 당기고~” 돌쇠 분장을 한 남성의 구령에 맞춰 아이들이 고사리손에 쥔 떡메를 내리쳤다. 구령 소리와 반대로 동작이 나왔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뽀얀 인절미 반죽은 아이들에게 메질을 당하며 찰기를 더해갔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설날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한 아이가 떡메치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10.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설날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한 아이가 떡메치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10.

새해 연초엔 역시 토정비결이 인기 만점이었다. 빨간색 캡슐을 망치로 두드려 열자, 올해 운세가 적힌 종이가 나왔다. 온 가족이 모여 각자의 토정비결을 공유했다. ‘집안이 화목하여 경사가 가득하리라’는 운세를 읽어내리는 한 가장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묻어났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서툰 한국어로 자신의 운세를 읽었다.

공중에는 저마다의 개성 있는 연들이 바람을 가르고 있었다. 아이들은 ‘연줄이 길면 땅에 끌린다’는 원리를 부모에게 배워가며 전통 놀이를 익혔다. 아무리 어려도 연날리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한 여자아이의 머리 위에 뜬 연은 바람과 연줄이 아닌 아빠 손에 의지해서 떠 있었다. 딸이 신나서 뛰놀자, 연을 잡은 아빠도 웃으며 졸졸 따라갔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설날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아이들이 전통 놀이를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10.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설날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아이들이 전통 놀이를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10.

직접 만든 활과 화살을 든 아이들은 궁수로 변신했다. 그러나 궁수의 마음과 달리 화살은 번번이 과녁판을 비껴갔다. 결국 꼬마 궁수는 “왜 자꾸 저기로 넘어가냐”며 심통을 부렸다. 제기차기, 딱지치기는 중년남성들이 더 열심이었다. 제기의 가벼운 무게를 탓해가며 열심히 찼다. 아빠들은 자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딱지를 힘껏 내리쳤다.

서울 양천구에서 초등학생 자녀 둘을 데리고 나온 한영범(가명)씨는 “설날이니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놀이를 하러 나왔다”며 “우리가 어렸을 때 흔하게 접할 수 있던 것(전통 놀이)을 요새 애들은 안 하니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온 이선영(가명)씨도 “아이들에게 실외에서 하는 체험을 시켜주려고 나왔다”며 “연날리기, 팽이치기, 떡메치기를 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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