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사면권 문제등 연일 논란

尹, ‘김건희 명품백’은 정치공작

기존 입장 유지에 역풍 일 수도

민주도 계파 갈등 등 ‘첩첩산중’

[서울=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08.
[서울=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08.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어김없이 찾아온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 잡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각종 미디어 매체의 발전과 핵가족화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설 연휴 일가친척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이다 보니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여론 형성을 통한 정책 동력 확보에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설 명절은 오는 4월 총선 이슈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인데, 특히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현 정부와 여권인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당정의 악화 여론 심화 가능성도

불과 선거까지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맞는 설 연휴는 통상적이었다면 총선 전 여론 형성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세대 직업 등을 초월해 관련 얘기가 오가다 보면 대체적인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극우‧보수 언론의 쉴드(옹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비대위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논란은 악화한 여론을 되려 확증성을 강화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언제 적인가’라고 멀게만 느껴지는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갈등이 불과 열흘 안팎이라는 게 놀랍다.

이슈를 이슈로 덮는 형국이 연일 벌어지고 있는데 지난 6일에는 윤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문제가 불거졌고, ‘선거제 몰이해’에 대한 지적에 이어 한 위원장은 같은날 ‘스타벅스 서민’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게다가 사면권 남용 논란은 1‧2심에서 유죄를 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려 했다가 포기해 사전 인지 의혹까지 번졌다.

그렇게 포장을 하고 감추기를 해도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최근 20%대로 떨어진 이유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그간 행보를 보면 이미 예견됐던 바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뒤가 다른 언행, 불통, 언론 탄압, 검찰권 오남용, 무능한 측근 인사 중용, 경제 폭망, 강대강 대북정책, 친일 굴욕 외교, 친미 사대주의 외교, 집권당의 사유화, 영부인의 과거 범죄 은폐와 국정 개입 의혹 등 그 이유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윤 대통령 덕분으로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등장한 한 위원장의 행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겨우 한달을 넘겼는데도 말이다. 꽃게손, 턱치켜들기, 까치발 등으로 대변되는 한 위원장은 사직에서 야구 관람 등 각종 거짓말 문제에다 사천 논란에 이은 영부인 명품백 관련 윤 대통령과의 갈등까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정치 혐오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혐오에 몰두하는 건 덤이다.

◆상황 녹록치 않은 민주당

다만 뭐니뭐니해도 올해 설 명절 밥상머리 의제 1순위는 ‘김건희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여사는 윤 정권 출범 이후 잇따라 크고 작은 잡음을 불러왔고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그러다가 지난 연말에는 과거 주가 조작 문제로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의를 앞두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졌고 선물 꾸러미를 챙긴 사람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장면에다 각종 인사 인사 개입 의혹까지 이는 등 여론 악화의 정점을 찍었다. 당초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의 단독 보도에도 지상파‧종편 등 거대 보수 매체들이 아무도 받아쓰지 않았지만 유튜브 등 대안 매체를 통해 조금씩 알려졌다가 폭발한 케이스다.

그런데도 관련 입장 표명 여부로 큰 관심을 모았던 7일 방영된 KBS와의 신년 대담에서 윤 대통령은 ‘정치공작’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아 이번 설 연휴 기간 밥상머리 민심에서도 부정적인 반응 등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출범 후 마치 수십년을 후퇴한 듯한 윤 정권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 정부였다면 극우‧보수 언론의 십자포화로 이미 형체도 안남았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얘기가 나돌기까지 하는 형편이다. 다시 재집권한다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대상으로 최우선 순위가 언론 문제라고들까지 한다.

민주당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일부 비명계 인사들이 당을 떠났지만 계파 갈등이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이번에는 친명과 친문 간 갈등이 촉발되는 양상이다. 본격적인 공천 작업을 앞두고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 발언으로 양측 간 갈등이 분출하는 등 격화할 조짐이다. 다만 친문 핵심인 노영민‧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불출마할 경우 일단락될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또한 이재명 대표가 지난 5일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하고 연합비례대표를 위한 위성정당을 창당하기로 한 결정에 만장일치로 환영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이다. 민주당 주도의 위성정당 창당이지만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 과제와 맞물려 각 당의 알력 속 진보대연합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권심판론 대 정권유지론 속 제3지대 신당도 밥상머리 이슈로 오르내릴 수 있다.

여야는 올해 총선 출마 후보들의 경쟁력을 봐가며 판세 분석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후보들의 인물평과 경쟁력, 이력 등을 살펴보며 판세를 예측해 나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대부분 지역구에서 설 연휴 이후 경선을 치러 본선 후보를 선출한다. 이미 민주당은 일부 지역 등을 경선지역으로 발표했고 국민의힘은 설 연휴 이후 경선지역과 단수추천, 우선추천 지역을 발표한다.

설 명절을 맞은 민심 잡기 행보는 귀성 인사로 이어졌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여야 지도부는 각각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을 만나 인사를 전했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는 호남선이 출발하는 용산역에서 귀성객들과 인사했다. 제3지대 신당도 전국 곳곳에서 귀성 인사를 가졌다. 여야 및 신당은 귀성인사 후에도 지역별로 전통시장과 주요 네거리 등에서 별도 명절 인사를 진행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는 가운데 채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해병대 전우회가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는 가운데 채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해병대 전우회가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8.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