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해외로 빼돌려도 성난 민심 잠재울 수 없어”

(싱가포르=연합뉴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샹그릴라 호텔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2.6.12
(싱가포르=연합뉴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샹그릴라 호텔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2.6.12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외교부가 4일 주호주대사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는 등 공관장 인사를 발표했다.

이 신임 호주대사는 국방 정책·기획 전문가로 합참 차장으로 예편한 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호주는 국방·방산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장관급에서 외교·국방 2+2 회의를 운영하는 국가다.

이 신임 대사는 지난해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자 사의를 표명한 뒤 10월 퇴임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이와 함께 주나이지리아대사에는 김판규 전 해군참모차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대사는 해군잠수함전단장, 해군본부 정책실장, 해군 1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해군사관학교 교장, 해군 교육사령관, 해군 참모차장 등을 역임했다. 또 세종대 석좌교수, 한양대 특임교수로도 활동했다.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당사자가 주호주대사 임명되자 야당이 “대통령실 수사 개입 의혹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강하게 성토한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종섭 전 장관을 ‘자진 사퇴’로 탄핵 심판에서 도피시키더니 이제는 수사를 피해 호주로 도피시키려는 속셈이냐”며 “수사 외압 주범을 해외로 빼돌려도 수사 외압에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는 없다”며 “고 직격했다.

이어 “‘가짜 공익 제보자’ 김태우 전 구청장을 꼼수 사면해 보궐선거 후보로 내세우더니, 이제는 ‘해병대원 순직 수사외압’ 논란의 주범을 호주로 내보내 또 다시 사법부를 조롱할 셈이냐”고 질타했다.

강 대변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라”며 “이종섭 전 장관의 매우 이례적인 주호주 대사 임명이 대통령실 수사 개입 의혹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임을 국민께서 모를 것 같으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심판 의지를 잠재우려고 해도, 이미 성난 민심의 불을 꺼뜨릴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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