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新 BIO 사업 레이더
CJ‧오리온‧대상 등 각축전
기존 사업 시너지‧이익기대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유통‧식품업계 오너가 3세들이 신성장 동력인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돌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롯데, CJ제일제당, 오리온, 대상, 삼양라운드스퀘어, 동원그룹, 롯데칠성음료 등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이루겠다는 취지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긍정적 전망에 유통업체들이 CES 현장에서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그간 IT‧전자 업계 오너 경영자들이 찾았던 CES와는 달리 지난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4’에는 국내 유통‧식품업계 3‧4세들이 직접 참관해 현장경영을 이끌며 올해부터 유통가 미래 먹거리 찾기에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통‧식품업계 오너가 3‧4세들이 회사의 미래 먹거리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성공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유열 룻데지주 미래성장실장(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제공: 롯데)
신유열 룻데지주 미래성장실장(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제공: 롯데)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CES를 찾았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은 ‘CES 2024’를 찾아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 등을 둘러봤다.

신 전무는 그룹 미래 성장의 핵심인 바이오 사업 경영에 참여해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롯데는 2022년 ‘롯데바이로직스’를 신설해 700억원 출자로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하는 등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롯데헬스케어는 헬스케어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건강관리 전 영역의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식품 사업군과 협업해 건기식도 개발 중이다.

관련 업계는 국내 식품 시장이 인구 감소 등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만큼 식품 관련 R&D 노하우를 바이오에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을 내놨다. 이는 자금 여력이 충분해야 안정적‧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담서원 오리온 상무. (제공: 오리온)
담서원 오리온 상무. (제공: 오리온)

오리온홀딩스는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음료, 간편대용식과 함께 바이오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중국 내 바이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합작회사 를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바이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6일 오리온의 신규사업팀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투자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김형석 오리온 신규사업 팀장(전무)이 실무진을 이끌었고 허인 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방점을 찍었다. 신규사업팀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허 부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대해 추가 인수 합병(M&A)도 고려하고 있어 관련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여유 자금이 충분해서다. 현금성 자산 등을 더하면 1조원이 넘는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3세 담서원 오리온 상무도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제공: CJ그룹)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제공: CJ그룹)

CJ제일제당의 계열사 CJ바이오사이언스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업체인 천랩을 인수하면서 면역항암제 등 15개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해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개 확장과 기술 수출 2건을 성사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021년 바이오 사업 부문 산하에 사내 CVC(기업형 벤처개 피탈) 조직인 테크브릿지팀을 신설, 바이오 기반의 혁신 소재 및 친환경 기술에 적극으로 투자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이익은 식품 사업을 넘어섰다. 바이오 사업 영업이익은 식품 사업 영업이익보다 크게 집계됐다.

오너가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글로벌 식품사업 집중과 함께 바이오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CJ그룹의 새 먹거리로 바이오를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그룹은 바이오 분야를 일찌감치 미래먹거리로 낙점해 그린(농업‧식품), 화이트(환경‧에너지), 레드(의료‧제약) 바이오 관련 사업을 전개 중이다. 특히 레드바이오 산업은 항노화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 M&A와 신사업 추진을 진행하며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는데 식품‧비식품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그룹 차원 체질 변화도 꾀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오너가 3세 전병우 상무는 CES 현장에 참석해 국내 대기업들의 전시관뿐만 아니라 푸드테크, 멘탈헬스, AI 헬스 케어, 스마트홈 등의 전시 부스를 살펴봤다. 이와 함께 푸드프린터, 푸드스캐너, 혈당 관리 등의 전시도 둘러봤다. 전 상무는 그간 과학 기술에 기반한 푸드케어에 관심을 가져왔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도 CES에 참석해 글로벌 푸드‧헬스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부회장은 푸드 테크, AI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부스를 참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 ‘빅썸바이오’는 지난해 12월 ‘호흡기 건강을 위한 기능성 소재’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빅썸 바이오는 향후 기술 이전을 통해 호흡기 건강을 위한 개별인정형 원료를 개발 중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22년 마이크로바이옴 식약을 만드는 바이오벤처 ‘고바이오랩’에 1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건강기능식품 합작법인 ‘위 바이옴’을 설립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유통‧식품업계 관계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바이오 사업과 헬스케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바이오 사업 을 진행하면서 임상에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어 여유 자금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들은 여유 자금이 확보되고 인지도 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 쉬운 소비 채널 확보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영업 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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