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희망과 신심으로 가득한 새해 2024년이 밝았다. 동토의 땅 북한에도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러나 암흑의 땅 북한 동포들의 희망과 신심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희망과 신념에 비해 초라할 수밖에 없다. 북한 정권의 새해 정책이 대단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보기관은 지난 28일 ‘북한의 연초 군사도발 가능성 대비’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도 북한이 우리 주요 정치 일정 등을 앞두고 연초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자료를 훑어보면 “북한은 20대 총선(2016년)을 앞두고 ▲핵실험(1.6) ▲무인기 침범(1.13) ▲대포동 미사일 발사(2.7) ▲GPS 교란(3.31)을 연이어 자행했고, 21대 총선(2020년) 직전에는 3월 한 달간 대남 전술 무기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을 4회 연쇄 발사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이에 북한이 우리 총선과 미국 대선이 있는 2024년 정세 유동기를 맞아 불시에 예기치 못한 군사·사이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북한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영철을 지난 6월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등을 지휘한 리영길과 박정천을 8월 각각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기용, ‘도발 주역 3인방’을 군·공작기관에 복귀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8월 남한 점령을 목표로 한 ‘전군(全軍) 지휘훈련’을 처음 실시하면서 “사회·정치적 혼란 유발을 위해 우리 민간시설 타격도 주저치 않겠다”고 엄포한 데 이어, 우리의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11.22)를 빌미로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단행(11.23)하고 ‘대한민국 소멸’까지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뿐이 아니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대남 위협 수위 발언도 날로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바, 지난 27일 김정은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투쟁방향에 대한 강령적인 결론’을 밝히며 군·군수·핵무기·민방위 부문에서 전쟁 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김정은은 지난 18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한·미(韓美)를 향해 “진화되고 위협적인 방식으로 강력 대응할 것”임을 밝혔고, 측근들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김여정도 지난 21일 한·미(韓美) 비난 담화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김여정의 포지션은 어정쩡하지만 아직 대남분야 창구에서 그의 위치는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개성공단 건물을 파괴하듯 언제 대남도발의 명령을 내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북한 정권의 안정성이 위태롭고 내부적으로 식량 사정 등 난제만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발생한 하마스의 기습적인 이스라엘 공격에 크게 고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열세에도 불구하고 최첨단으로 무장한 상대를 순식간에 혼란에 빠뜨리는 하마스의 군사적 도발은 체제위기에 허덕이는 북한 정권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북한은 에너지난 등 모든 경제적 난관이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질 악재만이 창궐하고 있다. 북한은 연간 중국에서 50만~100만톤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대경유전에서 송유관을 통해 운반된 원유를 압록강 아래 설치된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공급하고 있다. 이 송유관을 가리켜 ‘북한의 젖줄기’라는 말도 있는데, 중국이 원유 밸브를 막으면 북한은 고사한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1000만 배럴로 전 세계 거래량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원유를 수입해다 쓰는 중국이 오히려 북한에 원유를 판매하는 일은 경제적 지원이라기보다 이념적 북한 젖줄기 역할 자처가 아닐까.

한편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에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판매하는 등 어느 정도 외화 고갈 탈출이 이루어지자 마치 기사회생하는 듯 기고만장하고 있다. 큰 나라에 기대 겨우 생존권의 밧줄에 매달려 있는 북한이 대한민국 안보의 제1의 적이 되고 있는 이 냉정한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다가오는 4월 총선을 잘 치르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더욱 공고히 하여 2024년을 자유민주 통일의 원년으로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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