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수입 수천만원에 “내부 대외활동” 장려
“농산물 최저 가격보장 쏠림현상 문제 생겨”
‘정 장관 철학과 소신, 동일한 송미령 후보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8.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대외수입’, ‘양곡관리법’ 후속법 격인 ‘농산물 가격 안정제’ 등 송 후보자의 정책 소신과 철학을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입장을 재확인하며 야당을 우회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청문회에서 “농민들이 1년간 버는 수입이 4615만원, 후보자가 대외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최근 5년간 2억 2950만원”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후보자는 대외활동수입으로 원천징수영수증만 227건이나 발급했다. 2002년에는 지연 신고로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부원장이 이런 절차를 빠뜨리면 되겠느냐. 올바른 처신이었다고 보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국책 연구이지만 책상에 앉아서 하는 연구 이외 정부 부처나 현장에서 응답하는 대외 활동을 장려하기도 한다”면서 “주말도 없이 활동했고 충실하게 일했다”고 반박했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이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자료화면. (출처: 국회방송) ⓒ천지일보 2023.12.18.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이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자료화면. (출처: 국회방송) ⓒ천지일보 2023.12.18.

주 의원은 송 후보자에게 ‘농업 전문가 아닌 대외수입 전문가’라는 평가와 관련해 “후보자는 연구원 평가를 보면, 중간 등급인 C등급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이와 관련해 “보직 맡은 직원은 직원들 평가를 위해 인센티브가 있음에도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질의했고 송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여성 후보자로 지명된 점, 연구원 출신 후보자 지명의 특징에 걸맞게 장점도 있다. 송 후보자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부분이 꽤 있다”면서 “연구자의 신분과 장관의 신분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송 후보자가 인사청문으로 기자들 질문에 “먹거리 물가, 쌀 수급 안정 등 용어 선택 하나하나가 아직도 연구자의 언어다. 먹거리 물가는 기재부 장관이 할 말이고 농식품부 장관이 답변한다면 ‘쌀값 안정’ 넓게 말한다면 ‘농산물 수급 안정’이 올바른 답변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이 ‘농식품부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송 후보자는 “농가 소득안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농가 소득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제1번 과제가 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양곡관리법,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까지 행사한 끝에 불발됐는데 그 이후 20건 가까이 유사한 법이 발의됐다”며 “주요 내용들은 가격 보장제이고 무엇보다 쌀 가격 보장제는 쌀의 공급을 과잉하게 하고 재정이 낭비되며 벼 재배 농가와 그렇지 않은 농가 사이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후보자는 안 의원의 질의에 대해 “쌀 의무 매입과 쌀 가격 보장제 모두 과잉생산과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며 “우려된다. 선제적 수급관리로 쌀값을 안정시키고 부족하다면 다층적 경영 안전망 구축을 도모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자료화면. (출처: 국회방송) ⓒ천지일보 2023.12.18.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자료화면. (출처: 국회방송) ⓒ천지일보 2023.12.18.

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이날 송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황근 장관의 철학과 소신이 동일한 송미령 후보자’라는 제목의 자료를 띄웠다. 이에 송 후보자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안 의원은 송 후보자에게 농촌 거주, 양곡·축산·유통 정책 논문과 관련해 “후보자의 명단 추천 데이터 논문 15건을 보면, 대부분 농촌 개발, 공간 개발 논문이지 다른 분야는 없다”며 “농촌소멸문제를 공간 문제, 소득 문제가 주된 것일지… 여야 의원들 생각과 장관 후보자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직격했다. 

송 후보자는 이에 대해 “공간 문제만으로 소멸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어렵기에 떠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농촌 경제와 농촌 공간 소멸은 무관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안 의원은 “장관 후보자가 농정에 대한 소신과 철학에 대해 국회에 제출한 답변과 관련해 “송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답변은 정황근 장관의 소신·철학과 토시 하나 틀리지 않았다. 이렇게 답변할 수 있느냐”며 “신임 장관의 소신과 철학이 전 장관과 동일하다면 왜 신임 장관을 뽑느냐”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농산물 가격 보장제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송 후보자는 “모든 농산물에 대해 최저 가격을 보장하면 영농 편의성 등에 따라 몇몇 농산물 쏠림 현상이 생겨 특정 농산물은 과잉되고 다른 농산물은 부족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농산물마다 가격을 정하기보다 생산자 중심으로 적정 재배 면적을 관리하도록 유도하고 경영에서 위험 관리를 하도록 하면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시장에 의해서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송 후보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자료화면. (출처: 국회방송) ⓒ천지일보 2023.12.18.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자료화면. (출처: 국회방송) ⓒ천지일보 2023.12.18.

여당 의원들은 송 후보자의 ‘쌀값’ 문제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묻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쌀 과잉 생산으로 수확기 쌀값이 한 가마(80㎏)에 16만원대로 폭락하자 정부는 올해 벼 재배 면적 감축 등의 대책을 추진해 쌀값을 20만원대로 받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확기 쌀값은 지난 10월 한 가마에 평균 21만 556원으로 올랐으나 점차 하락해 지난달에 19만원대로 떨어졌다.

12월 5일 기준 산지 쌀값이 19만 8468원(80kg)으로 두달전인 10월 5일 21만 7552원(80kg)보다 무려 8.8%나 하락한 가운데, 올해 수확기 쌀값은 최소 22만원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쌀값 20만원선 유지는 필요하다.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시장에서 쌀값이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수매를 통한) 시장 격리까지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2020년 수확기 산지 쌀값이 21만 4184원(80kg)이었을 때 당시 쌀 농가의 생산비는 48만원에 순수익은 44만원(10a)이었다”며 “22년도에는 생산비가 56만원으로 2년전보다 16.6% 폭등하고 쌀값은 15.1% 떨어져 쌀농가의 순수익이 28.3%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올해 쌀농가의 생산비 등을 고려하면 올해 수확기 쌀값은 최소 22만원 이상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쌀값은 시장의 수급상황에 맞게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쌀값은 사전 면적 조절, 수급 예관측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선제적 수급관리로 안정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농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농의 경우 대농에 비해 직접 생산비가 80%나 많이 들기 때문에 생산비 인상에 따른 피해는 소농에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생산비가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쌀값을 시장의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자는 후보자의 답변은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할 수 있는 답변이 아니며 정부가 수급 관리를 통해 인위적으로 쌀값을 20만원에 맞추려고 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자는 쌀값 안정을 위한 정책으로 “쌀의 구조적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다수확 품종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쌀 생산단수는 농민들의 소득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수확품종이라는 이유로 종자 보급이나 공공비축미 매입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한 쌀 적정 생산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향후 다수확품종 기준의 모호성과 비과학성, 수량은 시비에 더 좌우되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다수확 품종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쌀값은 농민의 목숨 값인 만큼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라면 쌀값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생산비 폭등으로 농업소득이 30년전으로 후퇴한 상황에서 쌀값을 시장의 수급 상황에 쌀값을 맡겨 한다는 후보자의 답변은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서삼석 의원과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 ‘통일농업’ 추진과 소신을 묻는 질문에 송 후보자는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송 후보자는 농업용 면세유를 앞으로 최소 3년간 더 지원해야 한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송 후보자는 농식품부 장관 낙점 통보를 누구로부터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국무위원 절차에 따라 연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 검증 요청을 받은 곳은 대통령실이라고 일축했다.

소병훈 위원장은 이날 송 후보자에게 “국무위원 농림식품부 장관이라면 최고의 직에 있는 직위다. 거기에 걸맞는 자기 소신을 말씀해야 한다“며 “전 정부 지난 농식품부에서 말하던 수준으로 발언하는데 연구자로써 기대하는 부분에 걸맞는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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