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49재 기간에 공개 방침
고승 입적하면 나오는 사리
과학적으로 명확한 분석 無

화성 용주사에서 엄수된 자승 스님 다비식(화성=연합뉴스) 대한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다비식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에서 엄수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화성 용주사에서 엄수된 자승 스님 다비식(화성=연합뉴스) 대한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다비식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에서 엄수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랜 기간 참된 수행의 결정체를 의미하는 구슬 모양 유골 ‘사리(舍利)’가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몸에서도 나왔다고 전해져 다시금 ‘불교계의 미스터리’인 사리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자승스님은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 발생한 화재로 지난달 29일 입적했다. 종단은 자승스님 사망을 ‘소신공양(燒身供養: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님 앞에 바치는 것)’이라고 보고, 장례를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렀다. 자승스님의 재적본사인 경기 화성시 소재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는 지난 3~4일 자승스님의 다비식(불교식 장례)을 거행했으며, 사리를 모으는 습골 절차를 마무리했다.

자승스님의 사리는 용주사 천불전에 안치하기로 했다. 사리는 49재 기간 불자들이 애도할 수 있도록 공개할 방침이다. 이후 사리 봉안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불교계 미스터리’ 사리 관심

사리는 불교 용어로, 당초 신체 또는 부처나 성자(聖者)의 유골을 지칭하는 용어이었으나 후대에 와서는 오랜 수행을 한 스님을 화장한 결과 나오는 구슬 모양의 유골을 의미한다.

불교에서는 사리를 오랜 기간 수행한 공덕의 결과물로 이해한다. 보통 시신을 화장하는 다비식을 진행하면 뼈까지 모두 불에 타 없어지지만, 사리는 타지 않고 남아있게 된다. 이로 인해 불교도들은 이를 참된 불도수행의 결과로 보고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 사리를 불탑 안에 두어 보관한다.

사리의 종류로는 쇄신사리(碎身舍利), 생신사리(生身舍利), 전신사리(全身舍利)로 나눠진다. 쇄신사리는 화장을 한 후 유골에서 나온 경우다. 생신사리는 치사리라고도 불리는데 살아있을 때 나오는 것을 말한다. 전신사리는 온몸 전체가 사리로 변한 경우를 말한다.

사리의 크기는 일정하게 정해진 것이 없고 좁쌀크기에서부터 쌀알, 팥알, 성인의 몸 전체까지 그 크기는 다양하다 할 수 있다. 또한 한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사리의 과(顆, 사리를 세는 단위)도 모두 다르다.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할 때엔 사리가 8가마 하고도 4말이나 나왔다고 전해진다. 성철스님 다비식에선 사리가 무려 200과(顆) 넘게 나와 관심을 모았다. 이 숫자는 우리나라 역대 고승 가운데 석가모니 이래 가장 많은 사리라고 알려진다.

◆과학에서 설명하는 사리

사리의 형성은 아직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사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적이 한 번 있다. 인하대의 임형빈 박사가 사리 1과(顆)를 분석, 발표했다.

“지름 0.5㎝ 정도의 팥알 크기 사리에서 방사성 원소인 프로트악티늄(Pa), 리튬(Li)을 비롯하여 티타튬, 나트륨, 크롬, 마그네슘, 칼슘, 인산, 산화알루미늄, 불소, 산화규소 등 12종이 검출되었다. 사리의 성분이 일반적으로 뼈 성분과 비슷했으나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들어있는 것이 큰 특징으로 사리의 굳기 즉 경도는 1만 5000파운드의 압력에서 부서져 1만 2000 파운드에서 부서지는 강철보다도 단단했다. 특히 결석의 주성분은 칼슘, 망간, 철, 인 등으로 돼 있는데다가 고열에 불타 없어지며 경도도 사리처럼 높지 않아 사리는 결석이 아니다.”

하지만 임 박사의 연구는 단 하나의 사리만 분석해 모든 사리가 이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전히 불교계에서는 반드시 오랜 기간 수행하고 그로 인해 공덕이 쌓여야만 그 증거로 사리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불교도도 아니며 수행을 하지도 않은 할머니의 몸에서 화장 후 사리가 나온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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