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공양 아닌 영웅 만들기 미사여구”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설문
조계종 소속 4610명 스님 중 276명 응답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0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입적에 대해 ‘소신공양(燒身供養)’이 아닌 ‘영웅 만들기 미사여구’라고 생각하는 스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신공양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것이다.

불교계 진보성향 단체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지난 1일 오후 12시부터 2일 오후 1시까지 조계종 소속 승려 461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276명의 스님이 응답했는데, ‘소신공양(6.9%)’이라는 응답보다 ‘영웅 만들기 미사여구(93.1%)’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고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이들은 자승스님의 죽음은 소신공양이 아니며(93.1%), 정치적 욕망과 권력을 추구한 자(93.8%)라고 평가했다. 이에 자승스님의 장례가 종단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반대한다( 87.3%)는 의견이 높았다. 자승스님이 만든 상월결사에 대해서는 향후 해체하고, 재산은 종단으로 귀속돼야 한다(89.8%)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교단자정센터는 “지금이 집중수행 기간인 동안거중이란 점, 총무원 호법부가 설문조사에 응답하지 말라는 방해 활동을 하는 속에서 나온 응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라고 평가했다.

앞서 자승스님은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 거처)에서 발생한 화재로 입적했다. 자승스님의 시신은 소방대원들의 진화 중 발견됐다. 그가 탔던 차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서울 봉은사 인근 자승스님 숙소에는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오”라는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보내는 글이 발견됐다.

조계종 집행부인 총무원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열고 자승스님 입적을 ‘소신공양’이라고 평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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