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용주사 관음전서 엄수
불교 비롯 각계인사들 참석
진우, 미래 대안 모색 다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30.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지난해 11월 분신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명복을 비는 49재가 16일 자승스님 생전 출가 본찰인 화성 용주사 관음전에서 봉행됐다.

자승스님의 49재 막재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 국회 불자 모임 정각회 회장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 정관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진우스님은 추도사에서 “불가의 전통에 따라 일주일 단위로 재(齋)를 모셨고 어느덧 일곱 번째 재를 맞이하게 됐다”며 “이제 마음을 추스르고 당신께서 진심을 다해 사부대중에게 남겨두시고자 한 뜻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되짚어보고 또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가늠해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혹여 일신의 안위에 안주하고 싶은 중생심(衆生心)이 터럭만큼이라도 일어난다면 그때마다 당신께서 온몸으로 일러주신 사자후를 거듭거듭 상기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사부대중은 조계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냉정한 시각으로 직시하면서 버려야 할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바람직한 미래의 대안을 모색하고 창출하면서 이를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일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16일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자승스님 49재 막재 모습. (출처: 연합뉴스)
16일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자승스님 49재 막재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승스님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절대적인 일인자로 불릴 만큼 종단 내 지위가 막강했던 ‘조계종 실세’였다. 조계종 제33·제34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이랬던 스님이 법랍 51년, 세수 69세로 지난해 11월 29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의 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인 요사채에서 발생한 화재로 돌연 숨졌다. 당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이 건물 내부에서 시신을 발견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 자승스님의 법구로 확인됐다.

입적 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자승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 소식에 당시 불교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상월결사를 이끌며 죽기 이틀 전까지만해도 강한 포교 의지를 표명했던터라 입적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를 넘어 일각에서는 타살 의혹도 제기했다.

조계종은 자승스님이 생전에 남긴 글이나 그가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용기를 요사채에 반입하는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입적이 ‘소신공양(燒身供養) 자화장(自火葬)’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신공양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친다는 의미다. 자화장은 스스로 장작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올라가 다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자살이 금지된다는 불교 교리에 반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계종 전 총무원 기획국장을 지낸 진우스님은 “자승스님의 죽음 이유를 소신공양이라고 하는 조계종 상층부는 혀 깨물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승스님의 죽음은 ‘소신공양’이 아닌 ‘방화사건’이라며 경찰과 언론이 책임을 방기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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