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I·개인정보 전문성 바탕
공익법무관 생활, 공감 경험
‘5G불통’ 손해배상 소송맡아
개인정보보호 위원으로 위촉
“전문성 활용해 이바지할 것”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챗GPT의 열풍으로 시작된 인공지능(AI)에 대한 높아진 관심 속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AI산업 발전과 더불어 개인정보 보호라는 또 다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조계에선 IT 전문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보호 위원으로 위촉된 김진욱 변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법무법인 주원 소속의 김진욱 변호사는 올해 16년차 변호사로 일반적인 민사 재판이나 형사 재판도 취급하지만 개인정보와 IT, 미디어, AI, 과학기술, R&D 등을 주로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집단 소송을 맡게 되면서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기자는 김 변호사를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만나 그가 IT 전문 변호사로 일하게 된 배경을 들어봤다.

김 변호사는 공익법무관으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3년간의 공익법무관 생활이 국민을 공감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간접적이긴 하지만 저보다 윗 세대분들, 또 경제적으로 좀 많이 취약하신 분들의 애환을 들으면서 많이 공감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변호사의 업무 내용뿐만 아니라 그분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서로 공감하면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실제적인 경험을 3년 동안 했습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공익법무관 생활을 마친 그는 우연히 정보통신, 미디어, 과학기술 쪽 분야의 입법이나 정책 자문을 할 기회가 생겨 맡게 된 이후 IT 분야에 대한 업무 경험 등을 바탕으로 IT 전문 변호사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평소 IT와 미디어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영역이라든지 또 미디어 산업의 영역 그리고 지금은 IT와 미디어가 융합되는 상황이기에 그런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던 차였고, 실제로 국회라든지 정부의 법률 자문 등을 꾸준히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IT 업무가 익숙해져서 전문 분야로 잡고 일하고 있습니다. IT 관련 기업이나 단체 또는 정부에서 자문 의뢰도 꾸준히 들어와 업무를 하다 보니 (경험이) 점점 축적되면서 이러한 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김진욱 변호사는 최근 5G 집단 소송을 맡게 되면서 언론 보도에 이름이 많이 올랐다. 현재 그는 집단 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모인 1000여명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5G 이용자와 함께 5G 품질불량에 따른 손해배상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다.

IT 변호사는 과기정통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부처 출신 공무원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주로 로펌에 들어가 통신사라든지 또는 미디어 관련된 기업들의 자문이나 송무 대리를 맡고 있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 국민이 낸 소송을 맡는 변호사는 비교적 적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립 IT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네트워크 산업 무선 통신 서비스에 대한 내용들을 숙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맡게 됐다”고 5G 품질불량에 따른 손해배상 집단 소송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과거에도 서비스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 돼 이용자들이 고가의 요금을 납부하면서 서비스 초기에 여러 불편함을 겪어왔다”며 “5G 서비스에서도 불편함이 예정됐고, 실제로 서비스가 출시된 후 보니까 이용자들의 불편이 너무 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비스가 통신 3사와 정부가 발표했던 수준에 못 미칠 거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개선하기 위한 어떤 노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법률 검토 끝에 ‘소송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진욱 변호사는 지난달 개인정보 관련 정책·법·제도 마련, 개인정보 보호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처분 등에 대해 심의·의결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제2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신규 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대한민국의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는 데 제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이나 지식을 활용해 이바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데이터 기여 보상론이라는 이론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거창하지만 그런 원리를 바탕으로 해서 선순환 생태계를 형성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는 이용자 데이터라는 큰 범주에 있어서 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함으로써 산업을 육성 활성화시켜야 된다라는 기본적인 기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진욱 IT 전문 변호사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법무 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김진욱 변호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변호사 일 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법률적인 자문을 해주거나 멘토 역할을 10여년간 이어오고 있다. IT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법률적인 영역에 있어서 어떤 부분을 더 주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나 자문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현재 우리나라의 유명 기업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거나 글로벌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스타트업도 생겨났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나름 뿌듯하게 느끼고 있다”며 “그래서 더 이 IT 분야의 매력에 빠지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스스로 부족한 점을 더 채우고자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변호사로 일하다 보면 모순적이게도 공감 능력이 결여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아마 직업병의 일종인 것 같아요. 당사자 본인에게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데 변호사는 여러 사건을 접하다 보니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관계를 다루려고 하는 그런 직업적인 생각을 할 때가 많고 의뢰인의 심정을 100% 다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최대한 공감을 많이 해보자’라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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