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오르네”… 외식 품목 10개 중 8개 ‘물가 상승률’ 평균 이상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외식 물가 부담이 2년 넘게 커진 가운데 지난달 외식 품목 10개 중 8개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7% 오른 112.99다. 글로벌 유가 및 농축산물 가격 등이 강세를 보인 탓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자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에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1월(5.2%), 2월(4.8%), 3월(4.2%), 4월(3.7%), 5월(3.3%), 6월(2.7%), 7월(2.3%) 등 내림세를 보였으나 8월(3.4%)부터 다시 반등했다.

특히 먹거리 지표인 외식 부문 물가 상승률은 4.9%로 전체 평균보다 1.2%p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 이후 28개월째 평균을 웃도는 상황이다.

외식 부문 39개 세부 품목 중 물가 상승률이 평균 이상인 품목은 79.5%에 달하는 31개였다.

피자는 12.3%로 가장 높았으며 전월 대비 1.5%p 더 높은 수준이다.

다음으로는 오리고기(외식, 7.3%), 구내식당 식사비(7.0%), 죽(외식)·냉면(6.9%), 자장면·도시락(6.8%), 김밥(6.6%), 떡볶이(6.4%), 라면(외식, 6.3%) 등의 순이었다.

평균을 밑돈 품목은 커피(외식, 1.2%), 쇠고기(외식, 2.2%), 기타음료(외식, 2.4%), 삼겹살(외식, 2.9%), 스테이크·스파게티(3.1%), 갈비탕(3.5%), 막걸리(외식, 3.6%) 등 8개 품목에 그쳤다.

이 중에서 1년 전보다 물가가 떨어진 품목은 하나도 없었다.

2021년 12월부터 22개월째 평균을 상회한 가공식품 부문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의 경우 5.8%로 전체 평균보다 2.1%p 높았다.

73개 세부 품목 중에서 61.6%를 차지하는 45개가 평균을 웃돌았다.

고추장이 27.3%로 가장 높았으며 드레싱(23.7%), 당면(19.5%), 치즈(17.7%), 소금((17.3%), 설탕(16.9%), 파스타면(16.1%), 어묵(16.0%), 참기름(15.9%) 등도 높았다.

아울러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는 품목은 초콜릿(14.9%), 맛살(14.5%), 아이스크림(14.0%), 커피(13.2%), 두유(11.2%), 간장(10.5%), 카레(10.4%) 등 22개에 달했다.

생수(9.6%), 우유(9.3%), 주스(9.2%), 발효유(9.0%), 분유·라면(7.5%), 빵(5.8%) 등 평소 소비가 많은 품목의 상승률도 낮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유·아이스크림을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오른 것과 더불어 오는 11일부터 맥주값 인상도 예고돼 있어 ‘도미노 인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낙농진흥회가 올해 인상된 우유 원유 가격을 적용함으로 원유 가격을 1L당 88원(8.8%) 올림에 따라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 등 유업계도 일제히 우유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나100%우유’ 1ℓ를 대형마트 기준 2900원대에 판매한다. 200㎖ 제품 가격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1.8ℓ 제품은 5550원에서 6200원으로 11.7% 상향 조정됐다. ‘비요뜨’의 편의점 가격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랐다.

남양유업은 ‘맛있는 우유 GT’ 900㎖ 출고가를 4.6%, 다른 유제품 출고가를 평균 7% 인상했다. 매일유업도 우유 가격을 4~6%, 가공유 제품을 5~6%, 발효유와 치즈 제품을 6~9% 올렸다.

동원F&B는 유제품 가격을 평균 5% 상향 조정했으며 덴마크 우유는 2000원에 판매된다.

빙그레는 끌레도르 바 아이스림을 300원, 투게더는 8.3% 인상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마루 브랜드 미니컵과 홈컵 4종, 쿠키마루 파르페 등의 가격을 500원씩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에도 우유 가격이 오름으로써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빵, 과자 가격 등이 연이어 인상돼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 만큼 올해도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인해 유제품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오른 일부 농산물 가격 부담도 크다. 한동안 농산물 물가는 대체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올해 있어졌던 이상기후와 폭염, 폭우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과일·채소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지난달 농산물 중 과실 물가 상승률은 24.0%로 평균 6배가 넘었으며 상승 폭은 전월(13.1%) 대비 10.9%p 더 커진 수준을 기록했다.

사과의 경우 54.8%로 소비자물가 전체 세부 품목 중 생강(116.3%) 다음으로 높았으며 이 외에도 복숭아(40.4%), 귤(40.2%), 딸기(31.6%), 수박(30.2%), 참외(21.0%), 밤(14.9%), 오렌지(12.5%), 바나나(10.8%) 등이 10%의 물가 상승률을 넘었다.

파인애플(9.3%), 키위(7.1%), 블루베리(5.9%), 포도(4.5%), 아보카도(4.5%) 등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배는 지난 8월 11.7%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1.6%로 올라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