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경 작가 작품 전시. (제공: 신세계백화점)
박윤경 작가 작품 전시. (제공: 신세계백화점)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 곳곳을 설치 회화 미술로 유명한 박윤경 작가의 작품을 강남점 매장 곳곳에 전시하며 매장 전체를 갤러리로 꾸미기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신관 명품 매장(2층), 럭셔리 주얼리·워치 매장(3층), 멘즈럭셔리 매장(6층), 식당가(11층)에 총 네 점의 작품이 설치됐다.

백화점 내 여러 공간 중에서도 에스컬레이터 홀, 매장 옆 구석진 공간 등 고객들의 평소 동선에 있지만 쉽게 지나치는 유휴 공간으로 택한 것이다.

이번 전시 제목은 ‘When Space Becomes a Place(공간이 장소가 될 때)’로 일상적인 공간(space)이 작품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place)가 된다는 의미다.

무심코 지나쳤던 매장 앞도 예술을 감상하거나 가족과 사진을 찍는 등 색다르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윤경 작가의 작품은 캔버스가 아닌 시폰이나 실크 등 투명한 느낌을 주는 재질 위에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해 중첩된 색채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겹겹이 쌓아 올린 색의 추상 이미지를 통해 관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보통 백화점 내 전시는 1~2개월가량 진행되지만 이번 전시는 내년 2월까지 6개월가량 길게 선보인다. 이는 작품과 공간, 관객이 서로 관계 맺기를 추구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가 반영된 것으로 고객이 작품들을 반복해 만나면서 백화점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만들기를 기대하는 의도가 담겼다.

신세계백화점은 리테일을 넘어 고객의 일상에 예술적인 영감을 불어넣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강남점 옥상정원 S가든에서 폐기물을 활용한 조각 미술로 유명한 김우진 작가의 대형 설치 미술작품을 선보였다. 도심 한복판에서 예술 작품을 통한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고 예술 감상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교류’를 중시하는 작가들과 협업하며 고객들과 예술을 통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분더샵 청담 지하에 신세계갤러리를 열면서 ‘관계 미학의 대가’로 불리는 현대 예술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전시를 선보였다. 티라바니자는 전시장에 직접 나와 관객들과 탁구를 치며 어울리는 등 관객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세계는 올해 9월 업계 최초로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 서울 2023’의 파트너사로 나서며 행사장에서 신세계라운지를 선보였다. 라운지 내에는 전광영, 정창섭, 이정진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 대가들의 작품이 설치돼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가치가 소개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은 매장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를 시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콘텐츠를 고객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아트 리테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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