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 관광객 수가 1400만명을 넘어서, 이제 2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민간·국가적 차원에서 관광산업을 핵심국가성장동력으로 삼아 여러 가지 정책을 마련, 이를 추진해 온 결과, 양적·질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의 부족, 낮은 가격경쟁력, 교통인프라의 부족은 풀어야 할 과제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거미줄같이 촘촘한 교통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존 주요 4개 국제공항 외에 거점 공항을 만들어 운항 확대 및 직항 노선을 늘려가야 할 것이다.

외래 관광객의 국내 유입 동인은 한류 등 문화적 자원 외에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들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이 약 1조 2000억 달러로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음이 이를 대변한다.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한국어 구사능력이 일정한 수준에 이른 외국인과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로 구분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느끼는 불편점으로는 ‘언어소통’ ‘관광안내 서비스’ ‘교통 노선 정보’ 등 관광소프트웨어 인프라의 부족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영어 표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행선지 때문에 관광에 애로를 겪기도 한다. 관광지 접근성 측면에서 보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관광지 접근성이 쉽지 않다. 교통인프라가 도로 외에 전철·철도를 연계한 교통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숙박트렌드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호텔숙박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통 한옥에서 숙박하고자 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욕구 및 요구에 기인한다. 그러나 한옥체험 숙박시설은 1000곳 정도에 불과하다. 부족한 숙박시설에 대한 대안으로 호텔 공급만 늘려서는 변화하는 관광객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전통 숙박시설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전통 숙박업소로 온천여관인 료칸(旅館)이 있는데 약 4만 5000개에 이른다. 이탈리아의 경우를 보면, 농촌 지역에서도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그리투리스모(Agriturismo)’라는 농촌관광을 개발해 농장 건물에 유기농 레스토랑과 친환경 숙소를 만들기까지 한다. 관광산업이 핵심국가산업으로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인의 한국관광은 중국 현지의 한류 영향에 기인하는 경우도 많다. 2014년 국내 유입된 중국인 관광객은 약 615만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재방문하는 비율이 30%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게다가 관광지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달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융복합의 다양한 리조트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데 그 원인이 있다. 또 중국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관광이 이뤄지지 않은 데도 기인한다.

세계인을 상대로 관광대국을 건설하려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변화와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여행·관광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은 141개국 중 29위에 올라와 있다. 정보통신, 교통의 발달로 세계가 좁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에게 다양한 명소, 문화, 자연환경을 제대로 알려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외래 관광객의 대한국관을 분석해 구체적이고 다양한 전략·정책을 마련하고 실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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