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우리 사회, 국가가 여전히 뇌물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권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청탁, 부정한 돈 또는 물품 등에 의한 뇌물 수수, 뇌물제공이 자행되고 있다. 이러한 불법적 행위로 부정한 이익을 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회 및 국가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이다. 나아가 경제강국, 문화강국, 능력중심의 사회로 나아가는 데 악영향을 끼치므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뇌물에 맛이 들면 그 사회, 국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총체적인 부실이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될 것이다. 부정부패와 불공정이 만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정부패 척결 활동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1990년대 초부터 다원적 외교를 펼쳐 동심원 방향으로 다양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의 가속화에다가 지구촌 곳곳에 우리 민족의 영향력을 확대하게 한 계기였다. 그래서 반세기 만에 이룩한 고속경제성장, 민주화는 세계인들로 하여금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청렴한 국가, 낮은 부패지수를 갖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최근 사회, 국가적 이슈를 보면 사회전반에 걸쳐 뇌물 관련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기소되는가 하면, 모그룹 회장이 특정 대학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전 청와대 공직자에게 금품 제공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성완종 사건은 뇌물공화국의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제계, 금융계, 정치계 등, 권력과 자본이 유착돼 있음을 실증하고 있지 않은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 세계에서 뇌물 수수·제공으로 국가, 사회의 발전을 도모한 경우는 거의 없다. 항공기를 팔기 위해 뇌물을 제공한 록히드 사건(Lockheed bribery scandals)은 록히드를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가지 않았던가?

우리나라의 경우 예로부터 뇌물에 대한 엄격한 형벌이 있었다. 백제시대에 뇌물죄 처벌은 2배 이상 되갚음은 물론 감옥에 무기수로 살게 했다. 조선시대에는 뇌물공여 시 무게에 따른 곤장까지 적용했다. 또 감찰기관으로 사헌부를 두었을 정도이다.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싱가포르를 살펴보자. 싱가포르의 성공은 청렴성, 윤리성, 안정성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한 결과이다. 특히 부패조사청(Corrupt Practices Investigation Bureau)을 설립해 공직 및 민간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를 철저히 관리·감독한 것은 청렴국가, 선진강국, 선진부국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덴마크도 청렴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청렴한 국가로 만든 동인은 국민들의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금전만능주의에 초연스럽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공직기강에 대한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민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부패한 일부 공직자들이 정경유착에 익숙해져 왔다. 발본색원해야 하는 동시에 개혁이 필요하다. 뇌물공화국의 오명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 업무성과 평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계량화 또는 지표로만 하는 업무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불어 부정부패의 관리·감독 시스템을 암행감찰로 전환해야 한다.

이처럼 뇌물 근절은 국가경쟁력 강화와 건전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파급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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