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청소년의 흡연이 심각하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자가 10명 중 1명 꼴이다. OECD국가의 청소년 평균 흡연율이 16%에 이르고 있으니 청소년 흡연은 범세계적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국가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나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직접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가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담배의 유형도 다양해져 일반 담배는 물론, 전자담배, 허브담배로 대별된다. 어떠한 형태로든 흡연은 상대방을 위해(危害)하는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최근 들어 약 0.5% 감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흡연은 호기심, 유혹, 스트레스 해소 등 사회·심리적 요인 외에 친구나 가족들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청소년의 흡연량, 흡연 기간 등을 좌우하는 흡연요인으로 부모 및 같은 성향을 가진 친구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제시된 바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의하면 청소년 흡연자의 약 80%가 가족 흡연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되는 점은 강한 니코틴 중독성 때문에 자연스럽게 흡연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성장, 발육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학교생활 적응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의 실태를 살펴보자. American College of Chest Physicians 연구발표문에 따르면 미국도심 청소년의 25% 이상이 천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원인은 직접흡연 또는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흡연이 호흡기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라는 증거다.

호주 정부는 강력한 금연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담배판매를 했을 경우 벌금으로 11만 호주달러를 내야 한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이번 달부터 공공장소, 학교, 관광지, 운동경기장, 문화재보호지역 등 금연 지역을 광범위하게 확대해 금연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그룹에서는 미성년자들의 담배 구매 제한을 다룬 바 있다.

이처럼 청소년의 흡연예방, 금연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리도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의 흡연·음주 등에 대한 예방교육, 치료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드라마에서조차 흡연 장면이 없어졌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이렇듯 국가적 차원, 언론매체 등에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 각자가 근본적 인식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흡연의 유해성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친구, 가족,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각도로 청소년 보호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금연의 의지, 금연지도의 지속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 경고 문구를 유해성 그림·사진 삽입과 함께 청소년들이 출입하기 쉬운 곳에 부착하고 홍보해야 할 것이다. 담뱃값 인상이 흡연 감소·포기를 이끄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현행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연 법률·규제가 없다는 점도 제재에 한계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청소년보호법’의 개정, 포럼 및 정책을 마련해 담배 판매 금지뿐만 아니라 원천적으로 금연을 생활화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건강과 긍정적·진취적인 사고방식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원천이 아니겠는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