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기계화, 산업화, 정보화 사회가 인간 소외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인간의 기계화는 인간소외 문제를 야기시켜 왔다. 현대인들은 자기중심적, 자기만족적 성향이 강하다. 어떤 국가와 민족을 막론하고 인간 소외 문제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 현대 문명은 물질적 풍요로움과 지적인 발전을 가져온 반면, 정신적으로 성숙하기까지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중 한 가지가 인간 소외 현상이다. 소외(alienation)란 집단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여 고립됨을 나타낸다. 따라서 인간 소외란 인간성의 훼손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삶의 가치가 사라져 가는 현상을 말한다.

인간 소외 현상은 전 연령층에서 발생되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서는 은둔형 외톨이가, 노년층에서는 고독형으로 전락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궁극적으로 조직이나 사회로부터 소속감을 박탈시킨다. 그 이유는 현대 사회의 병리 현상에다가 나눔과 공생의 정신이 미미하거나 부재하기 때문이다.

찰리 채플린 감독의 영화 ‘모던 타임즈’를 보면 찰리가 온종일 거대한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나사못을 조이는 장면이 나온다. 인간이 기계문명의 한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 사회 속에 소품화돼 가는 인간성 상실을 풍자하고 있다. 분업 기능의 명암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 소외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사례이다.

유엔 ‘2015 세계행복보고서’ 행복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58개국 중 47위로 나타났다. 또 갤럽에서는 행복지수가 조사대상국 143개 국가 중에서 118위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수치는 인간 소외에 의한 인간성 상실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안을 해결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인간중심이 돼야 한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과 스스로의 존엄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힘에 의해 지배와 피지배, 계급 및 등급에 따른 관계 형성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공동체적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관찰자에서 참가자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인간소외라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인간 소외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이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유입은 생산 활동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미국도 이민자의 도움으로 플러스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는 설이 있을 정도이다.

사회 보장제도와 공적 부조의 활성화, 더불어 사회·국가적 부만 증진시킨다고 해서 인간 소외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는 없다.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의 척도는 함께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야말로 획일화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나아가 쿨 코리아(Cool Korea) 이미지 형성은 새로운 나눔과 배려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