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자 미국 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지난주 발생했다. 우리마당 대표로 보도되는 김기종이란 인물은 전쟁을 반대한다며 본인은 칼을 들고 이를 전달하려고 했다. 미국 대사의 저항이 없었다면 대사는 유명을 달리했을 것이다.

그는 우발적 행동이라며 사죄의 말도 했다. 그런데 그는 키리졸브 훈련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가지고 왔고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지니고 왔으며 대사의 목을 잡아 넘어뜨리고 한 차례도 아니고 여러 번 흉기를 휘둘렀다. 사람들에게 제압을 당하면서도 전쟁훈련을 반대한다는 말을 외쳐대는 모습은 절대 우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55세인 그의 나이는 한순간 사리판단을 잘못할 나이도 아니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하는 목적 하에 벌인 행동으로 이해된다.

우리나라는 전쟁 중인 국가이다. 휴전기간이 길어져서 그 사실을 잊고 있는 사람이 많다. 언제라도 어떤 이유로 전쟁이 다시 이어질지 모를 상황에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은 피할 수 없다. 오랜 기간 동안 평화로운 생활을 하다 보니 우리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평화로움 뒤에 이를 유지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전시상태의 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대사 테러의 뉴스는 한미관계에 타격을 줄까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대사의 의연한 행동은 이러한 걱정을 날려버렸다. 그는 테러로 스스로도 상당히 놀랐을 텐데도 자신은 괜찮다는 말로 침착하게 행동했다. 주변은 물론 SNS에 ‘같이 갑시다’와 같은 적극적인 표현으로 상황을 진정시켰다.

국내에 부임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최연소 미국 대사로 한국 사랑이 지극했던 그는 아이 이름까지 한국어로 지으며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이해하고자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이러한 그의 열성은 자신보다 주변을 더 걱정하며 국내외의 혼란 상황을 가라앉히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오히려 우리를 감동시켰다.

국내외에 토픽으로 보도된 이 상황은 한미 양국을 긴장시켰지만 리퍼트 대사의 의연한 처세로 극단주의자의 돌발행동으로 정리될 것이다. 다만 9년 전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가 오세훈의 지지연설을 하기 위해 유세차량에 오르려고 하는 순간 갑작스러운 커터칼 테러를 당했던 것처럼 미국 대사도 행사에 참여했다가 갑작스러운 테러를 당했다. 물론 주변의 경호도 이루어졌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으로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정황의 차이는 있지만 돌발테러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정된 공간의 경우 초대장이나 신분확인 및 흉기 소지의 여부까지 점검하고 주요 인물의 밀착경호가 절실함을 보았다.

최근 국내에 변변치 못한 사건사고가 빈발하는데 이러한 테러까지 빈발한다면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매우 위험한 국가로 인식돼 국내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각국의 외교사절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적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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