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앞서 두 번의 총리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여 정홍원 총리는 짐을 쌌다가 풀렀다를 반복했다. 이제 세 번째는 온전한 인수인계를 하겠지 싶었지만 여전히 정 총리는 불안하다. 새 총리 지명자의 결격요인이 앞서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총리 지명자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총리 임명동의안을 두고 망설이고 있다. 2015년 새해의 시작을 새로운 총리의 인준으로 새마음으로 시작해보려던 대통령의 카드는 잇달아 불거진 이완구 총리후보자의 비리로 무색해졌다. 정치인 출신이라 매끄러운 행정처리를 기대했고 인사청문회의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예상은 이제 날아갔다.

준비된 총리,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겠다는 그의 다짐에 기대를 품었던 국민들은 이제 실망의 얼굴로 바뀌었다. 대통령은 세 번이나 총리를 뽑겠다고 칼을 뽑았지만 이번에도 칼은 휘두르지 못한 채 칼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관예우, 부동산 투기, 병역의혹, 탈세 등이 단골로 나오는 메뉴이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 얼마나 많은 땅을 가지려고 매번 부동산 얘기가 나오고 병역 문제가 나오고 부정축재의 이야기가 나온다. 총리인준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애가 탄다. 특히나 정계에 몸담았던 그도 부정축재와 탈세, 탈법으로 재산을 축적했으니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이런 것인가 하는 회의감도 불러일으킨다.

오늘 국회는 총리인준 표결을 한다. 야당은 책임을 면하려고 미리부터 꼼수를 부린다. 이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국민에게 물어보자며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도 무엇이 모자라 여론조사까지 필요한 건지, 총리의 자질이 부족하면 반대표를 행사하면 되는데 야당의 수적 열세를 넘어선 해결책을 고민하지 않는다. 중대한 결정을 앞에 두고 국민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은 야당의 존재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수적 열세라고 야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의 소임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인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은 미리부터 표결에 빠질 생각을 하고 있고 여당은 어떻게든 세 번째 총리 불발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과반수의 표를 가진 여당은 의원들을 모아 단독 표결로 절반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하면 세 번째 총리 불발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로 총리가 되면 국민들은 우리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까. 대통령을 보좌하고 행정 각부를 통괄해야 하는 중요한 보직의 장이 도덕적 신뢰도 기대할 수 없다면 조직 및 조직구성원의 원만한 협력도 기대할 수 없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표결을 강행처리한다면 여당 역시 국정운영을 포기하고 제 역할을 방관하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세 번째로 진행했던 인사청문회 역시 문제가 발생했으니 총리 인준의 사전 검증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검증기준을 세우고 사전에 이를 꼼꼼히 짚어낸다면 지명자 발표 이후의 국정 혼란과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다. 각 당은 꼼수나 요행을 바라지 말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소임에 임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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