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청년실업 100만 시대라고 취업을 걱정하던 젊은이들이 이제 걱정을 접었다. 이력서를 쥐고 사람을 구한다는 수많은 회사를 노크했지만 서류전형 통과조차 쉽지 않은 현실에 이제는 아예 취업을 할 생각을 접어버린 것이다. 될 대로 되라는 것인지, 구직단념자가 50만으로 늘었다. 작년 1월에는 23만 7000여명이었는데 1년 사이 2배로 증가했다.

구직을 단념할 정도로 갑자기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은 아닐 것이다. 통계청은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 등 취업요건을 갖춘 사람들 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구직단념자로 분류했지만 지난해 3월부터 이런 요건을 제외시켜 구직단념자가 늘어났다고 했다. 집계 방법이 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취업을 희망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50만이나 된다는 것이다.

취업은 바로 생계이자 미래이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생계를 포기하고 미래를 만드는 일을 접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역대의 어느 세대보다 많은 교육을 받았고 혜택을 받았음에도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버렸다. 사회에 나서는 대신 칩거를 택한 그들 대신 그들의 엄마, 아빠 세대가 오히려 취업전선에 나서버렸다. 무엇이든 해야 가계가 유지됨에 단순직이든 알바자리든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해마다 실업자들은 늘어났고 이들은 온갖 애를 쓰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한 해 두 해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잃어버렸나 보다. 게다가 악화된 경제 상황은 일자리를 늘려주지 못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은 그대로 삶의 끈을 놓아 버렸다. 그들은 아직 고생을 잘 모른다. 자신들이 굳이 일을 갖지 않아도 생활이 되었고 원하는 회사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핑계로 주저앉아 버렸다. 고생을 모르는 그들의 단순한 선택을 이대로 놓아두면 우리 사회의 동력을 썩히는 일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부양인구는 가만히 있어도 늘어나고 부담스러운데 경제활동 능력이 있는 젊은이조차 부양인구가 되어 버린다면 과연 우리 경제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일자리의 미스매치라고 단순한 현상이라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고용을 안정시키고 적절한 일자리를 갖게 하고자 다양한 고용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원하는 과정을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직업훈련과정도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이수하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과정을 이수해도 바로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기능을 보유하고 이로써도 취업이 안 되니 또다시 훈련과정을 전전하게 된다. 직업을 가지고자 적극적으로 직업훈련을 받고서도 이러한 형편이니 사회로 곧장 나오게 되는 젊은이들은 더더욱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그러니 공부 외엔 아무런 경험이 없는 끈기가 없고 고생을 모르는 우리의 젊은이들의 선택은 너무도 뻔한 결과이다. 희망이 없고 의지가 없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미래를 향해 힘껏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취업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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