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10월 발표회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개혁 과제’ 개최
“루터처럼 개혁 대상에 대한 정확한 고발과 대안 제시 있어야”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오늘날 위기의 한국교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회자의 삶이 도덕적·윤리적 삶으로 개혁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믿음만을 강조하는 신앙이 아닌 믿음의 열매로서 행동하는 믿음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회장 김명혁 목사)는 지난 10일 서울 선릉로 화평교회(이광태 목사)에서 ‘10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됐다. 한복협은 종교개혁의 달 10월을 맞아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개혁의 과제들’을 주제로 한국교회의 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발제는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박사, 박명수(서울신대) 교수, 정일웅(전 총신대 총장) 교수가 나섰다.

먼저 김영한 박사는 ‘목회자의 삶 개혁이 요청된다’는 제목의 발제에서 “오늘날 한국교회 문제의 원천은 목회자들의 자기관리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목회자들의 사회윤리 의식 결여에서 나오는 것으로, 결국 공인으로서 지나치게 수직적 카리스마를 강조함으로써 수평적 차원의 자기관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박사는 “목회자들은 타자지향적 책임윤리를 실천해 모범을 보이고, 강단뿐 아니라 삶과 윤리의 설교를 통해 세상 지도자보다 더 높고 엄격한 윤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동체에 대해선 “사회봉사를 통해 사회적 공신력을 얻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일웅 교수는 “종교개혁이 그 시대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루터의 성경에 근거한 깊은 신학적인 통찰에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에 만연한 ‘이신칭의의 왜곡’을 바로잡는 것이 실질적인 개혁 과제라고 꼽았다.

정 교수는 “원래 루터의 ‘이신칭의(以信稱義)’는 가톨릭교회가 인간의 선행을 구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그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강조된 것”이라면서 “믿음이 구원의 전제조건이지, 선행이 아님을 이신칭의로 대응했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이신칭의만 강조하고 믿음의 열매로 동반해야 할 선행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교수는 “이웃과 사회를 향해 섬기고 봉사해야 하는 선행을 강조하지 않아 값싼 은혜만을 전파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신칭의는 믿음의 열매로 선행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행동하는 믿음임을 새롭게 깨우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 사람의 발표를 종합한 전병금(강남교회)목사는 ‘종교개혁과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세 분의 발표는 각론에서 조금 다르지만, 500년 전 종교개혁 당시의 개혁정신을 회복해 위기에 처한 오늘의 한국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또한 목회자의 각성에서 출발해 교회의 사회적 공공성과 높은 윤리의식 회복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 세 분의 발표는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오래 전부터 반복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가 추상적이고 당위적 구호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루터처럼 개혁 대상에 대한 정확한 고발과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담대한 대안 제시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