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34대 총무원장선거 기호 3번 대우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조계종 34대 총무원장선거 기호 3번 대우스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불교계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10일 종단 사부대중을 대표하는 종도들(선거인단 스님)은 조계종 새 총무원장을 선택한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제34대 총무원장선거에 뛰어든 5명의 후보자 가운데 돈과 조직(계파)이 아닌 오직 종책(정책)으로 종도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기호 3번 대우스님을 만났다.

◆총무원장은 섬기고 봉사하는 자리

“불타(붓다)의 구도 일념과 출가 초발심으로 정진하는 교단, 인연법과 인과를 믿고 봉사하는 교단, 하심과 인욕행(이 세상의 온갖 고통과 번뇌 참으며 원한을 일으키지 않음)으로 참회 기도하는 교단을 사부대중과 함께 만들고자 한다.”

대우스님은 이 같은 결심과 포부로, 조계종단의 밝은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스님은 “총무원장의 자리는 돈이나 조직으로 선택받는 자리가 아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스스로 행하고 그 법으로 종도들을 섬기고 인도하며 봉사하는 자리”라며 “이 또한 시대의 명령이고, 종도들이 원하는 바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행자의 양심과 승단의 자존심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스님은 “청정성, 도덕성, 평등성, 주체성(주인정신), 무소유의 삶”이라고 확신의 찬 목소리로 답했다. 대우스님은 “이러한 수행자의 양심과 승단의 자존심이 서서히 무너져 내려가는 조계종단의 현실 앞에서 참회의 눈물만 나오게 된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이제 출가자는 스스로 깨어나야 한다. 자신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개혁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이나 정화는 자신부터 시작해야”

이어 불법과 초발심으로 승단(승려들의 집단 또는 조직)의 개혁의식, 역사의식, 주인의식을 되살려야 할 때임을 설명했다. 대우스님은 “종도들의 뜻을 저버리고 표를 조직과 돈으로 훔치거나 사는 소인배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종도의 양심을 다시 일깨워 종단을 개혁시키고, 주인의식을 찾는 종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29·32·33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나온 이유이기도 한다.

스님은 또 지혜와 자비의 법등(불법을 등불로 비유)을 밝히고, 청정과 화합으로 하나되는 교단 더 나아가 전법 교화와 정법을 수호하는 종단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부처님의 법으로 종단을 개혁하고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대우스님은 “내 몸의 썩은 부위가 있으면 아픔이 있어도 수술해야 한다. 아프다고 그냥 두어서야 하겠는가. 개혁이나 정화는 나 자신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개혁은 정직, 겸손, 정의로움이다. 그리고 참회하고 버리고 비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과 개혁의지’ 담은 종책으로 승부

이어 종도들과 사회로부터 도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신뢰와 존경받는 종단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가 수행자들이 양심을 속이거나 대중을 기만하고 영혼을 파는 행동을 더 이상 하지 말자. 돈, 종권, 명예욕에 자기 무덤을 파고 종단을 불태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우스님이 출사표를 던지며 종도들에게 밝힌 호소문의 일부분이다.

종단의 현실을 바라본 스님의 입장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득권, 종권을 버리지 못한 일부 정치 승려들의 행태를 꼬집는 말이면서도 총무원장선거의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단을 향한 외침이자 호소다.

스님은 바르고 과감한 종책이 개혁의 열매를 맺고 종단의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대우스님은 이번 선거에서 제시한 종책과 공약에서, 야심찬 정책방향과 개혁의지를 발표했다. 희망과 비전있는 종책으로 이번 선거의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핵심종책 ‘종무·교육포교·재정·사회참여’

대우스님은 최근 종책발표회를 통해 종무수행과 교육·포교, 재정, 사회참여 등 4가지 부분의 공약을 발표했다.

종무행정 공약에는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재가 신행단체장 참여)와 총무원장 임기 5년 담임제, 비구니스님 특별교구 5개 신설 등이 눈에 띈다. 이 밖의 종무 분야에는 ▲총무원장 입후보자 종책토론회 법제화 ▲비구니 종회의원 10석 증원 ▲본사주지는 말사주지가 추천, 종정 임명 ▲말사주지는 본사 운영위원이 추천 ▲종책토론회 법제화 ▲출가연령 상한제 및 학력제한 폐지 ▲금품선거 관련자 산문출송 ▲삼보정재(불교재산) 개인취득자 산문출송 ▲호법부 독립 감사기구 전환 ▲사설사암 창건주 권한 보장 등이 행정분야 공약으로 제시됐다.

교육과 포교부분에서는 ▲불타의 서원과 출가 초발심 수행정진 교육 ▲3학과 신·혜·행·증 바로 서는 교육 ▲강원교육 교재 개편 ▲종립학교 건학이념 부흥 ▲상설 행자교육원 신설 ▲해외 유학생 양성 국제포교사 양성 ▲포교원 전면 개편 ▲시·군·구에 신도회관 건립 ▲교구별 상설 불교교양대학 개설 ▲상임포교사 급여 지급 ▲시·군·구 불교병원, 어린이집, 유치원 신설 ▲군불교, 불교언론 재정지원 ▲효행상 및 불교문학상 제정 ▲군소종단 협의회 활성화 ▲다문화 가정 대상 국제포교사 양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재정부분 공약은 ▲삼보정재공개 공영화 ▲65세 이상 승려 노후복지, 의료비 지원 ▲재정투명화 감시기구 설치 ▲재산상속 종단 귀속 유언장 제도 폐지 ▲사찰림 사찰농지운영 전담기구 설치 등이다.

사회참여 공약으로 ▲생명·가정·자연사랑의 자살방지, 인권, 건강가정 운동 전개 ▲정신계몽운동 ▲종교사회 평화를 위한 화합운동 ▲종교편향 정책, 국립공원 관리 체계화 등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대우스님은 총무원장 입후보자들에게 ‘징계자 사면·복권’ 공동합의문을 작성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공동합의문에는 율장에 반하는 비승가적 징계로 멸빈(치탈) 된 스님들을 사면·복권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스님은 “역대 종정과 현 종정스님도 사면 교시를 수차례 발표했다. 갈등과 분열이 아닌 화해와 화합으로 상생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해선 멸빈자 사면·복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부대중은 종단의 주인이자 등불이다. 이들을 대표해 선거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인단(321명)은 자신들의 선택이 종단(승단)의 역사를 만든다는 시대적 사명감으로, 양심이 살아있는 귀중한 표를 행사해 주길 바란다.”

1959년 선운사에서 운기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대우스님은 1967년 석암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조계종 제24교구본사 선운사와 내소사·은적사 주지, 제9·10대 중앙종회의원, 총무원 교무부장·포교부장·총무부장, 정화개혁 포교원장, 불교방송 상무, 중앙승가대학 이사 등을 역임했다. 또 대통령상, 법무부장관상, 시조문학상 작가상, 대한민국 환경봉사 대상 등의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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