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인과 시민들이 지난 14일 서울 청계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17회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 행사에 참여해 문화 이벤트 등을 체험했다. 참석자가 자신의 소원을 적고 소원나무에 달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WCC부산총회’ ‘한반도평화대회’ 국내외 교계 안팎 시선집중
“7대 종단 다양한 교류 ‘종교간 화합’ 세계 종교계 모범 사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종교계가 종교 간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교류와 이해의 장을 마련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종교인들의 의식을 새롭게 하고 화해와 평화를 지향하는 다양한 행사를 선보여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종교에는 수많은 종단이 있지만 그 가르침의 메시지에는 ‘생명·평화·사랑·나눔’이라는 공통의 키워드가 있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대표의장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가 이를 종교문화로 승화시켜 화해와 평화를 모색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14일 서울 청계광장 일대에서는 제17회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가 열렸다. 올해 축제는 종교의 공통 가치인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마음껏 사랑하라’는 슬로건 아래 ‘내려놓기’ ‘어울림’ ‘바라는 마음’ ‘나누리’ 등 4가지 테마를 통해 나와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화합·상생의 실천문화를 나누는 자리로 꾸며졌다.

각 종단은 다문화가정 어린이,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계층을 대거 초청해 축제를 진행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자비와 사랑, 은혜를 이웃과 나누고 종교 간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문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종교문화축제는 1990년부터 종교 간 화합을 목적으로 매년 한 차례 종교문화 미술제와 음악제로 열려온 행사다. 2000년 제10회 행사부터 두 행사를 통합해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로 명칭을 바꿔 일반 시민들이 더 많이 참여하는 대중적인 문화축제로 자리잡았다. 청계광장 중앙에 설치한 ‘나눔 기부함’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투명하게 공개한 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인다.

◆종교계, 한반도 넘어 ‘세계평화’ 바라보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올해는 종교계가 다양한 문화‧국제 행사를 통해 ‘평화’에 대한 소중함과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동·서양의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종교계가 9~10월 평화를 기원하는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불교계는 남북한의 교류와 대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며 오는 27일 오후 2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한반도평화대회’를 개최한다. 조계종이 주최하는 평화대회는 불교계를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와 종교인 등 10만 명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한반도 평화를 넘어 전 세계의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해 종교인들이 앞장서겠다는 선언의 의미가 담겼다.

한반도평화대회 상임운영위원장 수불스님은 “참혹한 전쟁을 경험한 민족으로서 지구촌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할 책임이 우리(종교인들)에게 있다”면서 “한반도평화대회를 통해 전쟁의 상처 치유는 물론 남북한의 새로운 관계 조성과 한반도 평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UN공원묘지에서 경기장까지 28㎞ 구간에는 10만 개의 평화의 등이 걸린다. 평화대회 대법회는 석가모니가 탄생한 나라 네팔의 룸비니에서 이운한 ‘평화의 불’을 부산에서 밝히고, 남북한과 세계에 보내는 평화의 글, 평화선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개신교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국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종교행사로 기록될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가 그것. 7년마다 전 세계를 돌며 개최해온 WCC총회는 110개국, 349교단 1만여 명의 교회지도자들이 참석하는 기독교계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최대 10만 명이 참여하는 부산총회는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대주제로 부산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열린다. 한국준비위원회는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세계교회 연합운동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통일 더 나아가 세계평화와 생명의 문제를 논의하고, 임진각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부산총회에는 국내 정치·종교지도자를 비롯한 국빈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 등 거물급 인사들이 방문할 예정이다.

◆“종교 간 대화·교류가 화해·평화 초석”
한국종교계는 지난해부터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종교 화합과 상생, 평화를 모색하고 있다. 9월 28일부터 8일간 열리는 ‘2013 세계순례대회’는 천주교, 원불교, 기독교, 불교 등 4대 종단 지도자와 신도 등 국내외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참가자들은 순례길 240㎞를 걸으며 종교 화합을 노래하고 역사·문화를 체험한다.

‘아름다운 순례, 홀로 또 함께’라는 주제로 열리는 세계순례대회는 전주 풍남문에서 출발해 완주~김제~익산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모두 9개 코스다. 최초의 순교지인 풍남문과 이를 기린 전동성당을 비롯해 완주 되재성당지, 익산 나바위 성지, 두동교회, 미륵사지, 김제 금산사, 수류성당, 금산교회, 병인박해의 순교 천호성지, 호남 최초의 개신교회 서문교회, 만덕산 원불교 성지 등 다양한 종교 성지를 순례길로 연결했다.

유엔종교간 평화추진 한국협회(KSUNIPAR) 김윤열 대표는 “7대 종단 등이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상호 방문하는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세계 종교계에 모범 사례가 된다”며 “이는 종교인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평화를 앞당길 것이다. 이웃종교 간 교류와 대화가 화해와 평화의 초석을 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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